1만원 이하 우후죽순… 3900원짜리도 등장10월 여객 전년 수준 회복했지만 실적은 급감"어쩔 수 없이 편성하지만 띄울수록 손해"
  • ▲ 추석 연휴 국내선 출국장 풍경 ⓒ 연합뉴스
    ▲ 추석 연휴 국내선 출국장 풍경 ⓒ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 등 국내 여행 특수 덕분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선 공급을 늘린 저비용항공사(LCC) 수송 실적이 특히 눈에 띄었다.

    간만에 호조에도 업계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국내선에 집중하고 있는 LCC가 특히 그렇다. LCC 업계는 “공급이 과도해 티켓을 제 가격에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국내선 이용객은 274만7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병 전인 지난해 10월의 90% 수준이며, 지난 9월과 비교해서는 약 48% 늘어난 규모다.

    국제선 여객 수는 19만7000여명으로 여전히 저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보다 97% 줄어든 수치다. 장거리 국제선 의존도가 높은 대형항공사(FSC)는 국내선 증편보다 화물 등 타 부문에 집중하는 추세다.

    증권가 등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선 위주의 LCC가 FSC보다 더 빠른 회복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 근거로는 국내선을 중심으로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중국 LCC 사례를 든다.

    중국 LCC는 최근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급락했던 항공권 가격도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3분기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해 98%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환경은 중국과 다르다. 한국 대비 국토가 넓은 중국은 국내 여행에서도 항공편 이용이 필수적이다. 국제선 셧다운 이후 국내 여행이 활성화돼 오히려 LCC가 수혜를 입었다. 

    한국의 경우 내륙 여행 시 고속철도, 자가용 등 대체 교통편 선택이 수월하다. 이에 각 LCC는 내륙 항공편 대신 대체편이 없는 제주행 항공편에 부쩍 집중하고 있다. 통상 국내 LCC는 연 매출 70~80% 가량을 국제선에서 벌어들인다.

    공급이 늘어난 제주 항공권은 최근 가격이 급락했다. 올해 초부터 각 LCC는 총 운임 1만원 이하 항공권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급기야 티몬에서는 제주 편도 항공원을 39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 경우 공항 시설 이용료 등을 제외한 순수 운임은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노후화 등에 대비해 유휴 항공기를 최대한 가동 중이지만, 공급이 넘쳐 제 값을 받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일, 여행 비수기 등 시기에 따라 운항 자체가 오히려 손해인 때도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