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으로 확보한 3200억…항공기 도입·자재 구매에 사용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로 앞선 유증과 결 달라日 무비자 재개로 국제선 여객 매출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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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3년 연속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항공업 턴어라운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이달부터 시행되는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과 입국 후 PCR검사 폐지 등 규제 완화도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관측된다.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기단 현대화를 위해 다음 달 유상증자로 총 32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주는 보통주 2723만4043주이며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1750원이다.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년 8월 15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유상증자로 2066억원을 조달했었다.업계에서는 앞선 증자가 코로나19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면 이번 증자는 항공업황 회복 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제주항공은 두 차례의 유상증자 직전에는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다면 올해 5월 두 차례의 영구채를 발행해 790억원의 자본을 확보해뒀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적자에 따른 결손금 부담을 883억원까지는 감수할 수 있게 된 것.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모두 보잉사와 체결한 항공기 도입과 관련 자재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사의 친환경 항공기 737맥스 40대를 확정 구매 계약 체결했으나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인도 시점을 미뤄왔다.보잉 737맥스는 제주항공이 보유한 B737-800 계열 항공기보다 1000km 이상 더 운항할 수 있다. 특히 좌석당 운항비용을 12% 줄일 수 있어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15% 이상 연료를 절감 가능하며 탄소 배출량도 기존 기종보다 13% 가량 적어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로 불린다.제주항공은 내년부터 737맥스 4대 도입을 시작으로 단계적 도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국내의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와 달리 자체적으로 항공기를 구매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번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해 기존 리스로 운영하던 항공기를 구매기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어 리스 비용 등의 고정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이다.또 기단 운영 확대는 내년 영업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어 가능하다는 방증이다.여객 수요가 충분히 늘어나야지만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는데, 최근 입국 전후 PCR 검사가 폐지되면서 국제선 수요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이와 함께 LCC 실적 개선의 선결조건이던 일본노선의 부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23일 일본 정부는 이달 1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2년 반만에 일본 여행길이 열리면서 국제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G마켓은 일본 정부가 무비자 입국 재개를 발표한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여행상품 예약을 전월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판매가 18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240% 증가한 것이다.LCC는 국제선 매출 가운데 일본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운항 거리가 짧고 높은 수요로 탑승률이 높아 알짜노선으로 분류돼왔다. 제주항공도 2018년 분기별 국제선 매출 중 일본노선의 비중이 24~31%로, 단일국가 노선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크다.일본이 빗장을 풀면서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공격적인 증편에 나섰다.제주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은 매일 3회 운항한다. 또 김포~오사카, 인천~삿포노선은 주 7일로 증편했다. 김해~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도 주 7회로 운항 증편에 들어갔다.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국제선 반등과 함께 적자가 소폭 축소될 것”이라며 “고환율은 유지되지만 유가가 소폭 하락하며 부담이 완화되는 등 회복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