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노조위원장 연임 성공지난해 전면파업 주도, 민노총 재가입 시도 전망올해도 파업 우려… 임단협 사실상 해 넘길 듯
  • ▲ ⓒ르노삼성
    ▲ ⓒ르노삼성

    르노삼성이 강경 노조 득세로 향후 2년간 지금보다 더 힘든 가시밭길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 판매와 수출 활로 모색이 시급한 상황에서 임단협 장기화로 생산 집중력 저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 민노총 가입 재추진 등 노사관계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가 실시한 제5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박종규 현 노조위원장이 56.8%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이 연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2018년 4대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될 당시 51.5%보다 득표율이 높아졌다. 그만큼 노조원들이 강경 성향의 박 노조위원장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향후 노사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 탓에 중단된 노사 교섭은 박종규 위원장의 임기가 새롭게 시작되는 12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재개되더라도 사실상 해를 넘기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2000년 출범과 함께 사원대표위원회 체제로 시작됐다.

    박 노조위원장은 지난 2011년 8월 일부 직원들로 복수 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르노삼성 지회를 설립했다. 이후 세력 확장에 실패하고 노조원들이 이탈하면서 현재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남아있다.

    2012년 사원대표위원회가 기업노조가 되면서 노사 교섭 파트너인 대표노조가 됐다.

    그는 2018년 기업노조의 노조위원장이 됐고, 기업노조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지부로 가입시키기 위해 지난 9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부결됐다. 민주노총 가입을 위해서는 조합원 중 과반수가 투표하고 3분의 2(66.6%) 이상이 찬성해야 되는데, 60.7% 득표율에 그쳤다.

    하지만 박종규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시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500시간 가량의 전면 및 부분파업으로 생산차질을 초래했다. 누적 매출 손실이 45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보다 더욱 강경한 자세로 노사관계에 임하고 있는 박종규 위원장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도 지난 7월 임단협 킥오프를 시작했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언제든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다.

    르노삼성은 가뜩이나 판매절벽으로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가동을 9월 25일부터 10월 18일까지 중단했다. 재고 소진과 노후화된 설비 보수, 추석연휴에 따른 휴무 연장이 반영된 탓이다. 

    부산공장은 오늘(10일)부터 30일까지 주간근무만 하고, 야간근무를 하지 않는 1교대로 전환한다. 재고 관리 차원이며, 12월도 판매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박종규 위원장의 임기가 시작되면, 교섭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사관계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경 노선의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연임한 것은 향후 임단협에서 노조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회사로서는 결국 부담이 늘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