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 안정권 74점, 무주택 15년 유지 4인가구 탈락 속출공급물량 확대로 시장 과열 잠재워야…채권입찰제 거론
  • ▲ 청약에 관심있는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 뉴데일리
    ▲ 청약에 관심있는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 뉴데일리
    이변은 없었다. 올해 수도권 분양 최대어로 꼽힌 과천 지식정보타운 3곳 모두 고가점자들이 몰리며 실수요자들의 청약당첨 기회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 3곳의 당점자 발표가 완료됐다. 

    지난 10일 처음으로 당첨결과가 나온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S4블록)'에서는 84점 만점 통장이 나왔고, '푸르지오 르센토 데시앙(S5블록)'의 최고 가점은 80점으로 집계됐다. 이날 마지막으로 당첨자를 배출한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S1블록)'도 최고 가점 74점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 이후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당첨 가점 커트라인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지정타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듯 이제 민간분양에서는 적어도 69점~74점은 되야 당첨 안정권에 속한다.

    청약 가점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3명의 부양가족과 무주택·청약통장 가입기간을 15년 유지해야 채울 수 있다. 만 30세 이상부터 무주택기간이 산정될 시 적어도 45세는 돼야 이 점수를 만들 수 있다.

    가장 마지막에 당첨자를 발표한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의 경우 전용 74㎡의 경우에만 최저점이 65점이었고, 나머지 기타경기와 기타지역에서는 최저점이 69점을 기록하며 당첨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은 이제 40대 4인가구도 당첨 안정권에서 밀려났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정 지정타 발표 이후 높은 당첨 커트라인에 청약 희망이 사라졌다며 지금이라도 집을 매수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글이 크게 늘고 있다. 안정권인 74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를 3년 이상 모시거나 자녀를 한명 더 낳아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 개입이 없는 한 청약 고점자들의 당첨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이후 공급물량은 급격히 줄었고, 정부 의도대로 낮은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집값을 끌어내리는게 아니라 기존 아파트만큼 시세가 오르는 역설이 발생하면서 '청약당첨=로또'라는 인식이 팽배해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어서다.

    이달부터 분양에 돌입하는 고덕 강일지구 내 2개 민간분양 단지(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고덕강일 제일풍경채)를 두고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오가는 중이다. 공공택지 분양물량이라 분상제가 적용돼 중도금 대출도 가능하다보니 과천 지정타 못지 않은 경쟁률과 고가점 청약통장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약광풍을 잠재우기 위한 채권입찰제 재도입까지 거론하고 있다. 분앙가와 주변 아파트 시세가 크게 차이나면 계약자가 채권을 사게 해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005년 판교발 청약과열을 진화하기 위해 중대형 아파트 청약 당시 채권입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채권매입 예정 금액을 많이 쓴 순서대로 분양권을 받는 방식이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 5월 폐지됐다.

    이를 두고 업계 한 전문가는"제도 도입 당시 목돈이 필요했던 채권입찰제를 다시 도입하면 현금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고, 청약제도를 섣불리 손댔다가 무주택자들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청약제도를 개선하기보다는 막혀있는 서울 재건축 규제를 풀어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쪽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