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CSIS 석학들과 인터뷰… 바이든시대 韓역할 커져국내기업 중국시장 포기 못해… 아시아內 리더십 발휘해야CPTPP 조기가입 광범위 공급망 수출국 발돋움 기회
  • ▲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서면인터뷰에 응한 CSIS 석학ⓒ
    ▲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서면인터뷰에 응한 CSIS 석학ⓒ
    한국이 최근 가입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ECP)에 이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합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대외정책 연구기관 CSIS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유지 차원에서도 미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주도의 RECP 가입은 불가피할지라도 일본 중심의 CPTPP 협정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CPTPP는 일본, 베트남, 멕시코 등 아시아·태평양 11개 국가가 참여하는 경제동맹체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바이든 당선자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중국과의 건설적 논의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대함에 비해 북한은 너무 적은 보답을 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기후변화 관련 이슈와 팬데믹 시대의 백신 등 전세계적 협력 아젠다에 협력하되, 공급망 다변화와 5G 네트워크 안보, 인권 이슈 등에서는 여전히 긴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바이든행정부가 북한과 중국 관련 외교를 한국․일본과의 합의 없이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식(式) '즉각적 정상회담’이 아닌 전문가 주도의 진정한 협상을 선행할 것"으로 제시했다. 차 석좌는 특히 "한국에게 있어 미국과 중국은 둘 중 하나를 취해야 하는 절충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매튜 굿맨 CSIS 경제부문 수석부회장은 향후 한국의 다자기구에서의 역할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광범위한 역내 공급망을 가진 수출국으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 심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CPTPP 조기 가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미국도 동참할 것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경제에서의 경제 규범을 강화하는 데 있어 APEC과 같은 기관을 통해 한국이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하는 리더십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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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S 석학들은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적은 지출로 좋은 성과를 낸 국가라고 평가하면서도 심각한 인구 감소 압박과 구조적  경직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난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IMF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정부는 정부지출에서 GDP의 약 3.5%, 유동성 지원에서 GDP의 10.3%를 승인했는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G20 평균(–4.1%) 보다 높은 –1%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올해 한국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인구 약 5000만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대체수준인 2.1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또 한국경제가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 OECD 국가들 중 가장 큰 성별 임금 격차, 불충분한 사회 안전망, 자기 자본 조달보다 부채금융에 혜택을 주는 세제 등 구조적 경직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굿맨 수석부회장은 "이같은 구조적 문제는 혁신적인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장기적 성장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