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달라' 절규에도 '더 달라'며 파업강행습관성 파업에 생산 차질 눈더미한국지엠, 2년 주기 임단협 전격 철회 '잠정 합의'
  • ▲ 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과 더불어 노조 파업 물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영 악화와 ‘살려 달라’는 협력업체 절규에도 노조는 ‘더 달라’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부분 파업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주야간 4시간씩 진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는 간사 간 협의에 따라 지난 24일 한 차례 더 본교섭에 나섰으나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요구는 한 마디로 “임금을 더 달라”는 얘기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04만원을 인상하고 지난해 영업이익(2조96억원)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잔업 복원, 전기차 핵심 부품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고 150%의 성과급과 코로나19 특별 격려금 120만원 등을 지급하는 안을 내놨지만 거절당했다. 

    이번 파업으로 기아차에서는 1만대 안팎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년 연속으로 파업 깃발을 들어 올려 업계에서는 ‘습관성 파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극단으로 치닫던 한국지엠 노사 갈등 국면은 외형상으로나마 봉합 상태로 접어든 모습이다.

    이들은 수십 차례 논의를 거듭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 몽니에 사측은 지난 24일 2년 주기 임단협을 전격 철회했다. 또 성과급 400만원, 인천 부평2공장에 대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내용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김성갑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과 카허 카젬 사장 간 면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지엠 노조는 총 15일째 부분 파업을 해 왔다. 잔업과 특근 거부는 약 한 달째로 접어들면서 2만5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입게 됐다. 최근 살아나고 있는 수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협력 업체는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지엠 협력 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최근 부평공장을 찾아 “올해 임단협 협상 타결 지연으로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직원 급여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유동성이 취약한 업체는 부도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다시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고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다만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불씨는 남아 있다.

    르노삼성 역시 불안감은 여전하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종규 현 위원장이 연임한 만큼 또다시 ‘노조 리스크’가 고조될 수 있어서다. 박 위원장은 고용안정과 신차 물량 확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가입 재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르노삼성의 올해 임단협 협상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를 넘겨 임단협을 장기간 끈다면 좌초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생존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 지난 19일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을 찾은 협신회 ⓒ협신회
    ▲ 지난 19일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을 찾은 협신회 ⓒ협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