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견된 12월 둘째 주, ‘자택 대기’ 현실화 늦어진 거리두기 탓에 확진자 ‘1000명대 진입’ 우려 컨테이너 병상 마련돼도 겨울철 취약… ‘전담병원 지정’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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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유행의 폭발적 확산은 좀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686명으로 집계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우려했던 일일 1000명 발생도 먼 얘기가 아니다.정부는 전날 4400만명분의 백신 도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장 접종은 어려운 상황으로 3차 대유행의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현시점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 중증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 중환자 병상과 코로나19 환자 전용 중환자 병상을 합친 총 546개 가운데 환자를 바로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7.9%인 43개뿐이다.수도권의 경우 가용 병상이 12개(서울 8개, 인천 1개, 경기 3개)에 불과하다. 늘어난 확진자 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병상가동 여력이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비수도권 중 대전·충남·전남·경남·경북 등은 확보한 병상이 모두 사용 중이어서 가용 병상이 ‘0개’다. 이 지역에서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자택에서 대기를 하거나, 인공호흡기를 차고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이 같은 병상공급 문제는 이미 예견됐고 전문가의 경고도 있었다.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권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증가한다면 12월 둘째 주부터는 수도권 중환자 병상 부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실제로 12월 둘째 주에 접어들자 코로나 중증환자를 받을 공간이 없어졌다.서울에서는 지난 7일 새로 확진된 환자 214명 가운데 당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원·입소 조치가 이뤄진 비율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당시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신규 확진자 중 거의 3분의 2인 140명이 '배정 대기' 상태였다”고 밝혔다.이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 이유는 정부가 내수 경제와 방역의 줄다리기를 하다가 거리두기 격상을 늦게 결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8일부터 2.5단계에 진입했지만, 얼마나 빨리 억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컨테이너 병상? ‘전담병원‘ 지정이 우선병상부족이 현실화되자 서울시의 경우는 ‘컨테이너 병상‘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에 48병상을 시작으로 강남분원, 서북병원 등에 컨테이너 병상을 설치해 총 150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각 컨테이너형 병상에는 1개당 3명의 확진자가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컨테이너 선별진료소에 근무 중인 A의료진은 “추워진 날씨 탓에 근무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열악한 상황이다. 그런데 컨테이너 병상으로 환자를 돌보겠다는 것은 사실상 가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특히 서울의료원에 설치 중인 컨테이너 병상의 경우는 3명의 확진자가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하는 등 감염관리에 취약한 부분이 있다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가 만드는 컨테이너 병상은 ‘임시’로 쓰는 공간으로 적절한 치료가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로나 전담병원’을 신속히 지정해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체육관, 호텔, 전시장 등을 활용해 병상을 만들어 컨테이너 병상보다 안전한 진료체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 병상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거점전담병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 등을 활용해 대형임시병원을 구축해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대한의사협회 역시 “일반진료를 모두 중단하고 오직 코로나19와 관련한 환자만 전담해 치료할 수 있는 코로나 전용병원을 지정해야 한다. 이 병원에 인력과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해 해당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중증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부 국가는 이미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다른 나라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확보된 백신이 적기에 접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백신 도입은 3차 대유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3단계 거리두기 격상과 함께 안정적 병상공급을 위한 적극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선결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