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유행탓…내달 급증 우려지급액 9138억…올 누적액 10.8조 돌파고용보험가입자 39만명…재정 일자리 탓제조업 15개월째 감소…조선업 감소폭↑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3차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감소했던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 13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30명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명대를 넘어서고 양성률도 높아지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음 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 들어 실업급여 누적 지급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는 석달 연속 30만명대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뜯어보면 정부의 노인 일자리사업이 견인한 거품으로, 고용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기엔 어렵다는 평가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용행정 통계로 본 1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주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9138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에 이어 두달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실업급여는 지난 5월 고용보험제도 도입(1995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1조원을 웃돌다가 10월 들어 여섯달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4.0%(3206억원) 증가했다.

    1~11월 누적액은 10조8000억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실업급여 지급액은 5조248억원이었다. 현 정부 들어 3년간 2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지급액(8조1000억원)은 지난 10월 이미 넘어섰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에 실업급여 지급액으로 9조5158억원을 반영했다가 실업급여 신청이 급증하자 3차 추경까지 더해 총 12조9095억원 규모로 늘린 상태다.

    지난달 총 60만6000명이 실업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41만2000명)과 단순 비교하면 47%(19만4000명)가 늘었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53만6000명을 시작으로 7월 73만1000명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8월 70만5000명, 9월 69만8000명, 10월 64만3000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신규 신청자는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라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달 신규 신청자는 9만명이다. 지난 9월 9만9000명에서 10월 8만8000명으로 감소한 지 한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신규 신청자 중에선 제조업(1만5300명)과 도·소매(1만1800명), 건설업(1만700명), 사업서비스(9100명), 보건·복지(8300명), 숙박·음식(78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신규 신청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부의 고용통계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영세자영업자와 프리랜서, 건설일용직 노동자, 보험설계사와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통계에서 빠졌다.
  •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29만9000명이다. 지난해보다 39만4000명(2.8%) 증가했다. 석달 연속 30만명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42만8000명)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50만명대 고공행진을 하던 고용보험 가입자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5월 15만5000명까지 떨어졌다가 6월부터 회복세를 보인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가입자가 늘고 제조업은 줄었다. 서비스업은 지난달 989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만1000명(4.3%)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 공공행정(20만5000명)과 보건복지(10만3000명), 전문과학기술(6만3000명)이 증가를 견인했다. 정부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비대면·야외작업을 중심으로 재개했기 때문이다. 공공행정의 경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한달 만에 경신했다.

    반면 호텔·음식점업 등 숙박·음식업분야(-2만3000명)와 운수업(-9000명),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서비스업(-5000명)은 줄어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졌다. 도·소매업도 증가 폭이 5000명에 그쳤다. 1년 전(4만8000명)과 비교하면 10.4%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가입자 수가 353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4000명(1.0%)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지난 7월 6만5000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9만9500명) 이후 최대를 기록한 후 둔화하는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의약품(4000명)과 섬유(2000명)에서 늘었지만, 기타운송장비(-8000명)와 자동차(-7000명)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의 해운 재건 목표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는 전달(-7000명)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중·소 조선사의 불황과 업계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는 신차효과 등의 영향으로 부품제조업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줄었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29세 이하(1만7000명)와 40대(5만명), 50대(12만8000명), 60대 이상(24만9000명)에서 늘었다. 재정을 투입하는 청년·노인 일자리 재개가 증가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30대는 제조업과 도·소매, 건설업을 중심으로 5만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