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선두로 배달·구독경제 등 비대면화 집중 수익 창출 넘어 방대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 쟁점내년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신규 사업 진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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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녹록지 않은 금융환경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PLCC 파트너가 늘어나면 해당 기업으로부터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내년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를 선두로 우리, 신한, 하나, 롯데, 삼성, 국민 등 카드사 잇따라 다양한 PLCC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PCLL란 특정 기업과 1대 1 제휴를 통해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사가 아닌 기업 이름을 카드 겉면에 내세운다. 제휴카드와 다른 점은 한 기업의 혜택만 집중했다는 거다. 

    파트너사의 고객을 카드사로 유입하는 효과는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PLCC는 제휴카드와 달리 카드사와 기업이 이익과 손실을 공유해 카드사로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LCC 시장은 기존 유통, 항공, 여행 중심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달, 쇼핑몰, 넷플릭스 등 구독경제, 핀테크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카드사 중에서도 PLCC 선두주자인 현대카드는 자동차, 마트, 항공, 커피, 배달, 주유 등 11곳에 달하는 다양한 제휴사를 확보했다.

    가장 늦게 PLCC 시장에 뛰어든 곳은 국민카드다. 최근 커피빈과 손잡고 고객 결제 패턴과 특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PCL 카드를 선보였다. 

    국민카드는 커피빈 PLCC를 시작으로 카드 이용이 활발하고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혜택을 담은 다양한 PLCC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이 PLCC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수익 창출 때문이 아니다. PLCC 제휴로 협업사의 방대한 소비자 관련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

    충분한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갖춘 카드사 입장에서 비금융 정보는 마이데이터, 신용평가(CB) 사업 활용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PLCC가 모든 업종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회사와 정부 기관, 병원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일괄적으로 조회·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의 대표적인 인가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내년 금융권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개인 정보를 위탁받은 마이데이터 기업은 취득한 정보를 통해 소득, 재산, 소비 성향 등을 파악하고 금융, 보험, 의료 등 각종 서비스뿐만 아니라 유통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업자는 직·간접적으로 개인의 핵심 정보를 통해 대출중개업, 자산관리업 등 전 분야의 금융서비스업 영위가 가능할뿐만 아니라 건강, 의료, 재무에 더해 유통까지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이데이터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내년 2월부터 금융분야를 시작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민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에 대해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에서 보류됐다.

    현대카드는 지난 9월 임시주총을 열고 회사 목적사항에 '마이데이터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수수료 수익 목적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 서비스 개발까지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내년 조직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맞춤 서비스와 비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라이프 플랫폼'을 3대 신사업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뿐만 아니라 데이터 비즈니스 확대를 통한 카드사의 다양한 신규 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시행, 전자금융거래법 개편 등 최근 제도 변화는 카드사의 비즈니스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내년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데이터 비즈니스 확대를 통한 신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