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정성권 대표 등 전 계열사 임원진 교체대한항공 통합 작업 고려… 재무·경영관리 출신 대부분 금호家 3세 박세창 이동… 금호와 절연
  • ▲ 아시아나항공 정성권 신임대표, 에어부산 안병석 신임대표 (왼쪽부터) ⓒ 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 정성권 신임대표, 에어부산 안병석 신임대표 (왼쪽부터)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주요 계열사들이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인사는 채권단 산업은행의 입김이 주로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정성권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직전까지 중국지역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정 신임 대표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직을 맡는다. 정 대표는 3월 정기주총 승인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정 대표의 주특기는 재무, 인사, 경영관리 부문이다. 채권단은 이번 인사에 대한항공 합병과 이후 조직 개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앞서 아시아나 경영정상화와 구조조정 업무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보통 아시아나항공과 주요 계열사 대표직은 사장급이 맡지만 이번에는 한 단계 낮춰 부사장급을 내정했다. 에어서울, 아시아나 IDT 등 부사장급이 대표를 맡았던 계열사는 전무급이 자리를 채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를 들어 아시아나 계열 CEO들의 역할은 한시적일 뿐이라며 결국 통합 전 가교역할이 1순위 미션이라고 평가했다.

    임원 직책도 축소했다. 7개 직책을 삭제해 이번 인사에서는 임원 15명이 퇴임했다. 사장 3명, 부사장 3명, 전무 6명, 상무 3명을 합해 총 15명이다. 퇴임자 명단에는 아시아나 한창수 사장,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 에어서울 조규영 사장이 포함된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 출신 안병석 전무가 이끌기로 했다. 안병석 신임 대표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에어서울은 자사 경영본부장 출신 조진만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는다.

    계열 조업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남기형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대표직을 수행한다. 항공 IT 서비스 회사 아시아나 IDT는 서근식 상무가 대표직을 맡았다. 이들도 경영관리, 재무 관련 경험을 주로 가지고 있다.

    금호가(家) 3세 박세창 사장은 아시아나 IDT에서 금호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삼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 사장은 지난 1일부로 금호산업 경영관리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중 마무리될 아시아나 매각을 고려한 조치로, 박 사장의 이동으로 아시아나는 금호그룹과 절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앞서 대우조선, 현대상선 사례와 같이 매각 후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고려해 이번 인사에 관여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와 각 계열사 수장들은 매각 완료 시점까지 채권단과 대한항공 방침에 따라 조직·사업 개편에 협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