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농산물 수출액 역대 최고 75.7억불, 7.7%↑수산물 23.2억불, 7.4%↓… 4분기부터 회복세고부가가치 가공식품 성장세… 조미김 13% 급증내수는 코로나19 장기화·자연재해 겹쳐 '이중고'임준택 한수총 회장 "설 선물 상한액 20만원 상향" 건의여야 의원·부처 장관들도 이구동성으로 지원사격 나서
  • ▲ 수출 농산물.ⓒ연합뉴스
    ▲ 수출 농산물.ⓒ연합뉴스
    케이푸드(K-Food)·케이씨푸드(K-Seafood)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실적이 지난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데믹(범유행)에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수시장은 각종 할인행사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계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물 수출실적은 23억2000만 달러(한화 2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론 2019년(25억1000만 달러)보다 7.4%쯤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도 흐름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상반기에 전년보다 13% 이상 줄었던 수출이 9월에 전년같은기간보다 7.3% 증가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실적이 꾸준히 개선돼 12월에는 2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 통틀어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조미김을 비롯해 일부 고부가가치 수산가공식품은 수출비중이 늘며 성장세를 보인 것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외식 대신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며 "특히 조미김(12.9%)과 어묵(2.0%), 김 스낵과 같은 조제품(9.5%), 참치캔을 비롯한 통조림(10.2%) 등 가공품의 수출이 늘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수산가공식품 수출 비중은 45%로 2019년보다 5%포인트(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년 연속 수출품목 1위에 오른 김은 역대 최고인 6억 달러를 수출했다. 조미김은 수출액이 전년보다 13%나 급증하며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경규 해수부 수산정책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제교역이 크게 위축됐는데도 23억 달러가 넘는 수출을 이뤄낸 것은 매우 값진 성과"라며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지속, 환율 하락, 어획량 감소 등 수출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대면 수출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수산식품클러스터 조성, 맞춤형 수산식품 개발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산물은 실적이 더 좋았다. 연간 수출액은 75억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최근 5년 내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선 농산물 14억3000만 달러, 가공식품 61억4000만 달러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김치(1억4400만 달러), 고추장(5000만 달러), 쌀가공식품(1억3700만 달러), 라면(6억300만 달러), 유자차(5000만 달러), 포도(3100만 달러) 등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나라별로는 미국(12억1000만 달러)이 전년보다 38.0% 증가하며 중국(11억4000만 달러)을 제치고 수출 대상국 중 2위에 올랐다. 신남방 지역(15억6000만 달러)에 대한 수출도 9.1% 증가하며 1위 수출권역으로 떠올랐다.
  •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부정청탁법상 선물 상한액이 20만원으로 조정됐다.ⓒ연합뉴스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부정청탁법상 선물 상한액이 20만원으로 조정됐다.ⓒ연합뉴스
    반면 내수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먹구름이 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임준택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장은 지난 5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올해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 상한액을 20만원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해달라고 건의했다. 임 회장은 면담에서 "코로나19로 수산업계와 어촌지역 경제는 참담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설과 추석에 수산물과 수산가공품 선물가액 범위를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완화한 적 있다.

    국회도 거들고 나섰다. 국민의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농수산물 설 선물 상한액을 높여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만희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 수요가 줄고 학교급식이 중단돼 농어가 피해가 적잖은 상황에서 지난해 봄철 냉해와 최장기간 장마 등 자연재해까지 겹쳐 농어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린다"며 "올해 농업 예산은 정부 총예산의 3% 벽을 지키지 못했고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지난 추석 때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하는 등 소비 활성화 효과가 입증된 만큼 농가소득 안정화를 위해 청탁금지법 선물가액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위원들도 동참했다. 같은 날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촉구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개호 농해수위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농어촌 현장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농축수산물 판로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등 농어민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이번 설 명절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수산물 선물가액을 현실에 맞게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주무 부처 장관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면담하고 "설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2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사과·배·인삼·한우·굴비·전복 등 주요 농수산물은 명절 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귀성 감소 등으로 소비가 줄어들면 농어가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