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국회가 결정하면 집행할 예정"민주당, 26일 가덕도건설특별법 처리 방침"예타 면제해도 사타는 진행"… 거꾸로 행정"택시 기본료는 1200원쯤"… 돌발질문에 진땀도
  • ▲ 부산시의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연합뉴스
    ▲ 부산시의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공을 국회에 넘겼다.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부산 가덕도가 사실상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굳어지게 됐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국회에서 추진을 결정한다면 그에 따라 심의과정에서 의견을 말씀드리고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의 결론 이후에 김해신공항 보완 또는 백지화, 입지 선정을 비롯한 동남권 신공항의 원점 검토, 대안으로서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후속 조처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이날 변 장관 발언은 사실상 동남권 신공항 논란을 국회가 결정하도록 칼자루를 넘긴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당이 발의한 법안에는 동남권 신공항을 가덕도 신공항으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날짜를 못 박은 상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거들고 나섰다. 정 총리는 관련 질문에 "정부는 국회 논의과정서 합리적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특별법) 입법이 이뤄지면 법 토대로 잘 집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예산이 반영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검토용역 추진과 관련해 "예산은 편성돼 있다. 입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공직자는 근거가 있어야 일할 수 있다"며 "여야 합의로 입법해주면 정부가 일하는 데 속도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기존 김해공항과의 관계에 대해선 "국제공항을 설치하는 것이 기본으로 돼 있지만, 국내 공항이나 군사 공항에 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본적 방향을 설정한 후에 김해공항과 새로 만들 가덕도 신공항 사이 역할 분담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변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기본적으로 타당성 조사나 기본계획성 수립, 이후 행정적 절차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안다"며 사전타당성 조사(이하 사타)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수행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증용역'은 신공항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인 사타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수요를 기반으로 공항 배치나 규모, 연계교통망 등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 기본계획이 도화지에 색칠하는 것이라면 사타는 스케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도입한 사타는 DJ(김대중) 정부에서 도입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와 형제 같은 개념이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300억원, 광역 지자체는 500억원 이상의 사업을 지방공기업이 추진할 때 사업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여당과 정부가 4·7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 통상적인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무대에 처음 데뷔한 변 장관은 돌발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이 택시 기본료가 얼마인지 묻자 잠시 머뭇거리다 "카드로 (계산)하니까…"라며 말끝을 흐렸고, 김 의원이 "카드는 요금 안 주냐"라고 추궁하자 "보통 1200원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기본요금은 3800원"이라며 "교통정책을 담당할 장관이 대중교통 기본요금도 모르고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나"라고 핀잔을 줬고, 변 장관은 더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의 중형택시 기본료는 3800원이다. 서울 시내버스 기본료는 교통카드로 계산할 때 12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