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이자율 1% 미만에 수익 좇아 자금 대이동1월 증시 투자예탁금 10%↑ 개인투자자 순매수 강세전문가 "집단면역체계 형성 불투명, 투자 유의해야"
  • 초저금리 기조로 유동성 강세가 지속되자 은행에 쌓였돈 뭉칫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가상화폐나 금 투자 열기도 뜨거운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 면역 형성 전까지 불확실성이 큰 이유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37조8555억원으로 전달대비 9조9840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자금 성격이 강하다.

    은행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10조원은 각종 투자처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월 평균 68조952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0.8%(6조7000억원)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 11∼13일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공매도를 반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1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을 포함 전체 증시에서 27조988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하반기와 연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각종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각종 자산으로 돈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자산의 상징인 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 1월 골드바 판매액은 90억4000만원으로 지난 1월보다 103.1% 상승했다.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금값은 한동안 오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영향으로 다시 하락했다"며 "지금 분산 투자 차원에서 구입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화폐 가치 하락 대비 실물자산으로서 금을 조금씩 나눠 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동향도 심상찮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24시간 거래대금은 지난 2일 정도 6조2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10일 오전 7시 기준 6283억원에 불과했으나 같은달 24일 오전 10시 기준 1조7000억원, 당일 오후 8시기준 3조345억원으로 폭증한 데 이어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고객 예치금은 2020년 말 기준 1년 전보다 200% 넘게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작년 말보다 36% 더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저금리 아래 초소한의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 심리가 맞물리면서 대규모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예금 이자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소한 인플레이션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데 이보다 더 위험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낙관론과 인터넷, 유튜브로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돼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 체계 형성 여부가 가장 중요하지만 자꾸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백신이 소용없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