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525마력, 최대출력 63.8kg·m 뒷좌석 1.2m가 넘는 레그룸 실현, 쇼퍼드리븐 가능전후륜 모두 에어서스펜션 적용실내 정숙성 우수, 고속서도 흔들림없는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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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지로버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럭셔리 SUV이다. 1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대와 그에 걸맞는 고급스러움은 가히 일반인이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레인지로버는 1970년 세계 최초로 럭셔리 SUV의 컨셉을 제시하며 등장했다. 이후 완성차 시장에서 럭셔리의 품격과 가치를 대변해온 역사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랜드로버 특유의 온로드 및 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물론,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최고급 소재를 대거 적용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프리미엄 럭셔리 SUV의 기준을 제시해왔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레인지로버는 지난 2012년 선보인 4세대 모델이다. 올해는 4세대 출시 이후 9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는 2020년 레인지로버를 지난달 서울 양평동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왕복 500km 구간으로 시승했다.

    시승차량은 레인지로버 5.0SC 오토바이오그래피 LWB 모델이다. V8 슈퍼차저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출력 525마력, 최대토크 63.8kg·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2.5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도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하는 시간은 5.4초에 불과하다. 공인연비는 5.6km/l이며, 판매가격은 2억4427만원이다.

    전면부 헤드램프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디에이터그릴은 상단 중간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그 아래 번호판과 함께 양쪽 끝에 3열 은색으로 마감된 통풍구는 가지런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한 장의 알루미늄 판으로 제작된 클램셸 보닛은 더욱 부드럽고 길게 연장돼 레인지로버의 기품있는 외관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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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는 럭셔리 그 자체다. 무엇보다 실내 양쪽 도어와 센터페시아 등 곳곳에 적용된 나무 디자인이 고급감을 더한다. 특히 핸들에도 나무와 가죽이 함께 들어가 있어 운전하는 순간부터 럭셔리 감성을 느끼기 충분하다.

    그 어느 모델보다 두꺼운 가죽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 장거리 주행에도 크게 피로감을 느끼게 않게 한다.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의 센터에는 글로브박스가 자리하고 있다. 2단계의 냉장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최대 4개의 생수병을 담을 수 있는 크기다.

    실내 디자인의 진면목은 뒷좌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인지로버는 숏휠베이스와 롱휠베이스로 나뉘는데 롱휠베이스는 1.2m가 넘는 레그룸을 실현해 쇼퍼드리븐이 가능하다.

    최대 40도까지 젖혀지는 파워 리클라이닝 기능은 다리 받침대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다. 오른쪽엔 원터치로 앞쪽 공간을 확보하고 최대 리클라이닝 각도로 넘어가는 버튼도 위치해 있다.

    뒷좌석에는 탑승객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춰져 있다. HD 화질을 지원하는 모니터는 8인치에서 10.2인치로 커져 영화 등 각종 영상을 시청하기에 최적화됐다.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USB 3.0, HDMI, HDMI/MHL 포트 등 다양한 외부 연결을 지원한다. 모니터를 통해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하는 등 독립적인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특히 좌우 모니터는 각각 다른 영상으로 재생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어른과 아이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준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엔진음과 진동을 잘 억제해 시동을 걸었음에도 끈 상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첫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은 예상과 달리 꽤 상쾌하다. 밟는 순간 쭉 미끄러져 나가 2.5톤의 차체 중량이 하나도 버겁지 않다.

    차량 자체가 높아 운전할 때의 시야는 어떤 모델보다 넓다. 전장만 3미터가 넘는 차량이지만 운전하는데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다.

    과속방지턱이 있어 속도를 살짝 줄이고 넘었다. 생각보다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이 적다. 전륜과 후륜 모두에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덕분이다. 일반도로가 아닌 비포장도로에서도 탑승객에게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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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에 올라 페달을 쭉 밟았다. 확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발 끝으로 전달되는 힘은 남아돈다.

    어느덧 고속구간에 접어들었는데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거의 없다. 실내가 조용하고 잔진동마저 적으니 고속에서도 속도감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레인지로버 도어에는 이중접합 창문이 적용돼 있다. 풍절음 뿐만 아니라 차체 하부에 올라오는 소음까지 말끔히 막아준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주행모드를 변경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를 바꿔가며 주행해 봤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도 확 치고 나가고 그런 주행묘미는 느낄 수 없었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대목은 반자율주행이다.

    레인지로버에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기능 뿐만 아니라 차로유지보조, 차선이탈방지 등이 모두 적용됐다. 과거 차로유지보조 기능이 없어 크루즈컨트롤을 작동해도 핸들에서 손을 잠시라도 떼면 차가 좌우로 왔다 갔다한 것과 크게 대비됐다.

    2020년형 레인지로버에는 다양한 편의 시스템도 새롭게 탑재됐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차량 내 터치스크린과 무선으로 연결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돼 티맵(T map)과 카카오내비 등 국내 내비게이션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전화, 문자, 이메일, 지도, 음악, 일정 등의 스마트폰 어플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장거리 시승을 통해 레인지로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종 주행보조 기능과 마사지 기능은 운전자로 하여금 장거리 주행도 크게 피로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또한 리클라이닝 기능과 리어 시트 엔터테인시스템은 성인에겐 편안함을 아이에겐 지루하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레인지로버는 올해 완전변경모델을 출시를 앞두고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럭셔리 SUV 선두주자인 레인지로버가 5세대 모델 출시 후에도 그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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