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도 악전고투지난해 총 손실 兆단위대체 수익 깜깜… 유동성 위기
  • ▲ 텅빈 공항 ⓒ 연합뉴스
    ▲ 텅빈 공항 ⓒ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지난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상장 LCC의 전체 적자는 1000억원 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백신 효과 지연, 여객 대체 수익 부재 등으로 업계 전반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610억원 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는 약 420억원, 티웨이항공은 310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 에어부산도 300~400억원 대의 적자가 전망된다.

    단거리 해외 노선에 특화된 LCC는 감염병 리스크에 특히 취약하다. 대형 항공사와 같이 화물 등의 대체 수익이 전무하다. 일부 LCC는 일부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운항하지만, 노선과 수송가능 화물이 제한적이라 큰 효과는 없다.

    유일한 수익 창구는 제주행 국내선이다. 주요 LCC는 가동 가능한 여객기 대부분을 제주행 국내선으로 띄우고 있다. 이마저도 공급과잉으로 판매 단가가 낮아 마진율이 높지 않다. 평일 등 비인기 시간대에는 손해를 보며 띄우기도 한다.

    시장 환경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주도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변화다. 이후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사로 재출범하는 경우 일부 상위 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연 도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CC 업계는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적자를 쌓아왔다. 지난해 총 누적 손실은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3358억원, 진에어는 1847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1970억원, 13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신생 항공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17년 설립한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 전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새 주인은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JC파트너스는 홍콩계 물류사 코차이나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기존 김세영 대표는 최근 사임했다.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지역 기반 LCC는 지자체 지원금으로 연명 중이다. 자본잠식에 빠진 이들은 지자체 지원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마땅한 수익 창구가 없어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정부주도 통합 LCC 출범 등으로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생 업체가 난립했던 과거와 달리 대형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일부 소규모 업체는 자연적으로 소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