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하량 3527만대… 전년比 68% 급증中 3사, 화웨이 공백 점유율 늘려아이폰12 출시 6개월차 판매량 한풀 꺾여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속 부품조달 숙제도
  • ▲ 샤오미 본사. ⓒ샤오미
    ▲ 샤오미 본사. ⓒ샤오미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화웨이 공백을 기회로 삼아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다툼이 점화되면서 화웨이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68% 증가한 3527만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 월 평균 출하량이 3000만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화웨이 공백을 대부분 메꾼 수준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며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2월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한 반면 샤오미, 오포, 비보는 각각 177%, 109%, 109% 증가했다. 화웨이의 중국 내 점유율도 오포(25%), 비보(22%)에 밀리며 3위에 머물렀다.

    화웨이 공백 특수를 누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3곳은 애플도 위협하고 있다. 애플도 최근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화웨이 공백을 노리며 중국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었지만,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 6개월차로 접어들며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중국 시장서 아이폰이 포함된 해외 스마트폰의 3월 출하량은 274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 중반까지 화웨이 공백을 기회로 삼은 중국 3사의 부품 조달이 공격적으로 진행됐다"며 "그 결과물이 1~3월 양호한 출하량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향후 부품 조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와 공급망 탄력성에 관한 최고경영자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히며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에 불을 지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가 무너진데 이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미국의 제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수급이 어려워지면 화웨이 사례와 같이 스마트폰 사업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자체 반도체 기술 확보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샤오미는 미국 블랙리스트 지정 리스크가 해소됐지만, 핵심 부품을 쥐고 있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전략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가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까지 확대되면 국내 부품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화웨이 거래량이 미미해 아직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그 외 중국업체 물량은 많다. 지난해 기준 중국 매출은 2조82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4.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는 화웨이 제재에 따른 수혜를 또 다른 중국 업체들이 누리고 있다는 점에 심기가 불편할 것"이라며 "최근 백악관 반도체 회의의 근본적인 목적도 결국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점을 보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도 미국 제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