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내 카드승인액 두달째 증가… 백화점 매출액 62.7% 급증소비자물가도 오름세… 정부 "인플레 우려도 상존"취업자 증가 vs 실업자 넉달째 100만명대… 고용지표 혼조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
    정부가 두달 연속 우리 경제를 진단하며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생략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내수부진과 고용관련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부 경제지표의 경우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최근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경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고용이 증가 전환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지난달 경기 진단과정에서 9개월만에 삭제한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란 표현은 이번에도 빠졌다. 두달 연속이다. 재정당국은 지난해 6월 "실물경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경기반등의 여지를 뒀다가 수출·생산의 내림세가 나타난 7월부터 8개월 연속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써왔다.

    이번에는 그동안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내수와 관련해서도 개선된 판단을 내놨다. 기재부는 이달에 주요 소비지표 개선을 들어 '내수부진 완화'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3월호에선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과 투자 등의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20.3% 늘었다. 우선 지난해 3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각종 지표가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최근의 흐름세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12월(-3.9%)과 올 1월(-2.0%) 감소세를 보이다 2월(8.6%) 들어 반등한뒤 두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증가율은 시간 흐름상 비교가 가능한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백화점 매출액도 1년전보다 62.7% 급증했다. 지난해 12월(-14.1%)과 올 1월(-6.7%) 감소폭이 둔화되다 2월(39.5%) 들어 정부가 관련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큰폭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다시 한달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할인점 매출액도 3.0%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생활 여파로 온라인 매출액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폭도 2월 9.5%, 3월 21.1%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밝힌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0.5로 전월(97.4)보다 3.1포인트(P) 올랐다. 기준치(100)를 넘은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고속도로 통행량도 15.0%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석달 만에 10.2% 감소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1년 전과 비교해 37.7% 줄었다. 다만 감소율은 2월(-89.4%)보다 내렸다.
  • ▲ 실업급여.ⓒ연합뉴스
    ▲ 실업급여.ⓒ연합뉴스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은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수출(잠정치)은 538억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6% 증가했다. 전달(9.5%)보다 증가 폭도 커졌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22억4000만 달러로 16.6% 늘었다.

    2월 지표가 최신인 산업생산은 광공업·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증가하며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생산이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6월(3.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소비자물가도 석유류 가격 상승세 등으로 1.5% 오르며 전달(1.1%)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기재부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내수와 함께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었던 고용도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4000명(1.2%) 증가했다.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기저효과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 본격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데다 실업자 수(121만5000명)가 넉달 연속으로 100만명을 웃돌아 고용쇼크가 완화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없잖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백신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은 우리 경제 회복의 불안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