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회장 지근거리 보좌… 연말 승진 기대4세 중 유일하게 지주사에 근무… GS 미래 먹거리 발굴 CVC 설립 위한 금융업과 벤처투자 등 드라이브
  • GS가(家) 4세들의 경영 전면에 배치된 가운데 허서홍 전무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그룹 전무는 4세 중 유일하게 지주사에 근무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허 전무는 그룹의 '핀셋' 인사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일반적인 연말 인사가 아닌 한달 앞선 10월에 원포인트 인사였다. 허태수 회장은 5촌 조카인 허 전무를 지주사로 불러들여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발굴과 벤처 투자 등의 업무를 맡겼다.

    여기에 최근 지주사 GS 주식을 잇달아 매수하며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4세 중 지분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허 전무의 지분 매입을 두고 승계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 전무는 이달에만 4차례에 걸쳐 5만1200주를 사들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지분율은 2.00%에서 2.06%로 끌어올렸다. 허 전무는 앞서 지난해 10월 3차례에 걸쳐 총 3만30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11월에도 3000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촌들과 지분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GS그룹은 LG그룹과 달리 승계원칙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때문에 그룹 특성상,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경영에 참여 중인 4세는 나이순으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2.37%),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2.69%), 허서홍 전무,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사장(0.53%) 등이다.

    허 전무는 4세 중에서 늦게 임원으로 발탁되는 등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최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허태수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살피고 있어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GS 사업지원팀장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연말 승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허 전무는 허 회장이 강조해온 그룹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신사업 발굴 등 사업구조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직 1년이 채 지나지는 않은 시점이라 해당 팀의 뚜렷한 실적이 외부로 공개된 바는 없다. 다만 과거의 GS와는 다른 시도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GS는 주주총회에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위해 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도 마쳤다. 이는 미래지향적 벤처 창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반 지주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따른 조치다.

    GS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유망 벤처에 투자하고, 신사업 발굴에 나서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더 지에스 챌린지'를 통해 친환경 바이오 스타트업과 함께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GS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GS퓨처스'와 'GS비욘드'를 설립해 벤처 투자를 통한 미래 사업 발굴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재계 관계자는 "허서홍 전무는 4세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임원으로 올라 경영 전선으로의 출발은 가장 늦었지만, 임원 승진 후 지분 확대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사촌 간 지분 격차를 줄임으로써 후계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