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달라질 건 없어""국회·정부 저성장 해결책 찾아야""반도체 호황 오래가지 않을 것""反기업정서 해소가 숙원"
  •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호텔에서 상의 회장 연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의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호텔에서 상의 회장 연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답답한 경제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지난 2일 열린 상의 회장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저성장과 저출산 등 국가적 당면과제와 반도체 업황, 미국 대선, 중국 관계설정 등에 관해 가감없이 입장을 밝혔다.

    지난 총선 결과로 기업에 불리한 환경이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래도 여소야대였으니까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와 상관없이 지금 경제계가 저성장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데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태까지 해왔던, 이 기조대로 계속 가면 이 대한민국이 괜찮은 건지 묻고 싶다"며 "이게 전체 국민의 뜻이라고 하면 경제계가 쫓아 가겠지만 이게 아니라면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지 우리가 내놓고 국회, 정부, 다른 시민사회도 새로운 방법론을 좀 더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경제 현안을 묻자 "하나로 꼽을 수 없다"며 "경제 문제가 서로 물고 물리는 형태"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출산, 규제 개혁, AI 반도체 발전, 노동 개혁, 경제 저성장 등이 다 같이 연결돼 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이 전체 문제를,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전 사회가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좀 더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접근을 통해 합리적인 형태의 법과 규제를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한국은 커다란 시장과 교류하는 게 내셔널리즘 영향으로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기존 수출 모델이 잘 통하지 않는 만큼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고 그 시장이 작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끌어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외교 플랫폼을 통해) 100여 개가 넘는 나라들과 함께 네트워킹하고 그 협력 관계를 유지·발전시킨 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이 EU와 같은 경제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을 저성장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책으로 제시한 적이 있는데, 이와 같은 파격적인 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것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회장은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꿀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는데, 실제로 (미국의) 의회가 따라가지 않는 이상 미국과 한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변화는 쉽지 않다"며 "미국과 꾸준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난 저 고객이 싫어'라고 드러내는 것은 기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출도, 경제협력도 많이 해야 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중국은 중요한 고객이자 판매처·협력처"라고 강조했다.

    올 1분기 '깜짝 반등'에 성공한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며 "코로나 때 발생한 초과 수요가 빠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런 식으로 주기가 짧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 회장은 두번째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것으로 반기업 정서 개선을 꼽았다. "기업에 대한,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 반대되는 정서를 완화시키거나 개선시키고 싶다"며 "이 개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제25대 회장에 재선출됐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26일부터 올해까지 24대 서울·대한상의 회장을 지냈으며, 오는 2027년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