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율 안전통합경영실장(사장) 사내이사 선임이상균 대표이사(사장)와 2톱 체제지난 2월 무사고 1000일 무산크레인 정비 자회사 흡수합병… 예방 방점
  •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HD현대중공업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이사회 멤버로 합류시킨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조선업 최대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자 사고예방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HD현대중공업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노진율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한다. 안전통합경영실장을 맡은 노 사장은 198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22년 CSO에 올랐다.

    안건이 통과되면 이날 재선임되는 이상균 사장과 함께 2톱 체제를 꾸리게 된다. 이 대표는 생산과 경영을, 노 사장은 경영지원과 안전관리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사고가 잦은 조선업계에서 CSO를 등기이사에 올리는 것은 최근 트렌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광범위하게 시행되면서 사고예방과 안전관리가 중요한 경영 척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주총을 소화한 삼성중공업도 이왕근 조선소장을 CSO로 지정하며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시무식에서 노 사장을 이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올리는 등 CSO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한 처벌 규정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법률에는 사망 등 중대재해발생시 처벌대상을 경영책임자로 정하고 있는데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안전과 보건을 책임지는 직책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의사 결정권이 없다면 기업 총수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2022년 채석장 사망사고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기소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부터 자회사 HD현대중공업모스를 합병한 것도 안전 사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HD현대중공업모스는 계열사 기계장비 및 동력설비 유지보수를 맡은 곳이다. 크레인 등 정비 부실이 조선소 사고 주요 요인이란 점을 감안해 하청에 의지하던 정비작업을 직접 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울산조선소에서 9000톤급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를 이동하는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숨지고 함께 작업하던 50대 남성이 중상을 입는 안전사고를 겪었다. 덕분에 중대재해 없는 1000일 달성이라는 올해 목표가 깨졌다.

    재계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관련 오너 기소가 빈발하는 가운데 정기선 부회장 체제로 상속작업이 한창인 현대중공업 그룹에게 사법리스크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사전 정비 작업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는게 급선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