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 공개 매각안팎 분위기 '냉랭'미국 HAAH 외 마땅한 후보 윤곽 아직
  • ▲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 공장 ⓒ쌍용차
    ▲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 공장 ⓒ쌍용차
    10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가 조만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회생계획 인가 전 새 주인을 찾고 법정관리에서 조기에 졸업하기 위해서다.

    매각 일정이 다가오지만 쌍용차를 둘러싼 안팎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당초 기대와 달리 자금여력이 없는 기업만 접근하고 있다. 17분기 연속 적자를 낸 쌍용차의 투자자 선정 작업은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쌍용차는 최근 인수합병을 위한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과 입찰공고 준비에 들어갔다. 공개 매각 절차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는 지난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상반기(1~6월) 중 입찰공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국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다음달 초에는 공개 매각을 시작할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정밀실사를 하는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0일까지 결과에 대한 정식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이때 매각 금액과 계속기업가치 등이 나온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을 인가받기 전에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개 매각을 통해 다수 인수후보자 간 경쟁을 유도하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성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전기버스 제조 업체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및 박선전앤컴퍼니 등이 있다.

    HAAH는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인수 후 갚아야 할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등을 놓고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3700억원 중 1200억원은 밀린 임금으로 바로 갚아야 한다. 나머지는 어음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897억원에 불과하고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00%가 넘는다. 임직원 수는 180여 명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30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꾸렸다 하더라도 쌍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쌍용차는 지난 한 해 매출액 2조9501억원, 판매대수 8만7888대를 기록했다. 직원 수는 5000여 명에 달한다. 17분기 연속 적자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케이팝모터스는 박선전앤컴퍼니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처지다. 자체 생산과 판매 체계를 완벽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차는 아직 이렇다 할 새 주인 후보의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HAAH 외에 인수후보자가 많은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순 있지만 정작 인수전이 시작되면 발을 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자금을 대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당해야 하는데, 인수 후보군의 면면이 마뜩잖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10일 보고서가 나오면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7월 10일까지 생사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