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가전 전년 동기 대비 10% 안팎 매출 하락…봄 특수 웬 말3월 역대 더위 불구하고 서늘한 4월과 5월 잦은 비에 타격서둘러 냉반가전 판매 나섰지만 싸늘…여름 성수기 기대감 커져
  • ▲ 롯데하이마트 매장.ⓒ뉴데일리DB
    ▲ 롯데하이마트 매장.ⓒ뉴데일리DB
    유통업계가 쌀쌀한 초여름 날씨에 속을 태우고 있다. 예년보다 서늘한데 이어 연이은 비소식에 기대했던 냉방가전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는 탓이다. 더운 날씨를 예상하면서 예년보다 일찍 냉방가전 판매에 나섰던 유통업계로서는 기후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주요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냉방가전은 예년 대비 크게 하락 중이다. 대표 여름 가전인 에어컨의 경우 주요 채널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안팎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가전 양판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의 경우 비가 오지 않는 주말이 한주에 불과했다”며 “따뜻한 봄을 기대하면서 일찌감치 에어컨 판매에 기대를 걸었지만 전년보다 매출이 크게 하락해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서 올해 봄에 기대가 각별했던 것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무더위 때문이다. 기상 관측 이래 두번째로 더운 3월을 기록하면서 올 여름 무더위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주요 대형마트는 물론 가전양판점 등은 냉방 가전을 2주 앞당겨 출시해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대비해온 상황.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참외 등도 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여름을 대비한 수영복도 발 빨리 내놓은 바 있다. 

    실제 유통업계의 여름 매출을 견인하는 에어컨의 매출은 날씨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데, 더우면 더울수록 매출이 비례해서 상승한다. 

    문제는 지난 4월부터 봄 기온이 심한 기복을 보였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의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4월에의 기온은 역대 5번째로 서늘한 날씨가 이어졌고 5월은 평년 기온에 가까웠지만 사흘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리면서 기복이 큰 날씨를 보였다. 흐린 날이 잦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체감기온이 낮아졌다. 이런 봄 날씨는 올해 무더위를 예상했던 기상청의 전망과는 크게 달라진 모양새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봄부터 더운 날씨가 지속됐던 것도 주효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봄나들이가 크게 늘어난데다 서늘한 날씨와 잦은 비 소식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냉방가전의 본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인해 에어컨 구입을 미뤘던 수요가 올 여름에 본격화되리라는 기대감도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올 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무더위가 본격화 된다면 상반기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