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완만한 경기회복세 유지… 변이 코로나 불확실성 높아"수출 호조에 설비투자도 개선세… 소비자심리지수도 회복세대면서비스업 기저효과에도 부진… 국제유가 등 물가 '고공행진'취업자수 늘지만 기저효과 덕분… 노인일자리 늘고 30·40대 줄어
  •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면서비스업의 소비가 여전히 부진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시장도 양적으로는 개선되고 있으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이날 내놓은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일시적으로 조정됐으나 대내외 상품 수요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봤다.

    지난 5월 기준 전(全) 산업생산은 건설업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이 기저효과에 힘입어 7.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 증가율은 0.1%였다.

    KDI는 수출이 호조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월(45.6%)보다는 낮아졌지만, 39.7%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갔다. 원자재·중간재 수급 차질로 자동차산업과 건설업 등의 생산은 일부 제약됐다. 하지만 자동차산업 생산은 반도체 수급 불안에도 3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견실한 개선 흐름을 보인다고 KDI는 설명했다.

    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개선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5월 소매판매액은 3.1% 증가했다. 다만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업은 부진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기저효과에도 전월(8.2%)보다 낮은 4.4% 증가에 그쳤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5.2)보다 5.1포인트(P) 오른 110.3으로 회복세를 이어갔다.
  • ▲ 코로나19 검사 대기줄.ⓒ연합뉴스
    ▲ 코로나19 검사 대기줄.ⓒ연합뉴스
    6월 소비자물가는 2.4% 상승했다. 전월(2.6%)보다 상승 폭은 축소됐으나 석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4∼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은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6월 경제동향에서도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었다.

    노동시장도 고용불안이 여전하다고 봤다. 통계청의 최신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755만명으로 1년 전보다 61만9000명 늘었다. 두달 연속 60만명 이상 증가했다. KDI는 "주로 기저효과에 기인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고용시장의 실상은 여전히 냉골이다.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자리는 주로 60세 이상(45만5000명), 20대(10만9000명)에서 늘었다. 혈세를 투입하는 단기 재정일자리가 주를 이룬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대(-6만9000명)와 40대(-6000명)에선 일자리가 줄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통계청은 제조업의 더딘 회복세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나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기댄 측면이 없잖다는 얘기다.

    KDI는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이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앞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212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6만2753명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현 상황을 '4차 대유행'의 초입 단계라고 규정하면서 확진자 규모가 다음 달 초까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