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화하려면 정부 지원 정책 적극 펼쳐야"현대차·삼성전자 간 협력 중개도 나서야"
  •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2022년까지 국내 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정부가 정책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전용 파운드리 공정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내재화 동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올해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보고서는 자동차 전용공정·협력을 통한 국내 파운드리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협력 중개와 다른 파운드리 기업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웨이퍼 공정이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는 삼성전자 외에 파운드리 공정이 부재한 상황이다.

    장홍창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가전 대비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량이 적어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생산 동기가 크지 않다"며 "팹리스에서 개발하더라도 국내 기업이 생산 거부 및 사양 부재로 해외 생산 위탁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증 및 경쟁력을 구비한 자동차 반도체 전용 파운드리 공정 육성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정부에서 구축한 전력반도체 공정의 경우 산업 내 차량용에 대한 인증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 경우 시장 진입장벽은 높은 데 반해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렵고 인증 및 투자비용이 높아 1위 사업자(TSMC)의 시장지배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MCU(전장시스템 제어칩)과 고성능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TSMC에 대한 의존도가 급증해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차량 시스템이 독립 ECU(전자제어장치)에서 DCU(ECU 통합 제품)로 변화하는 등 고성능 반도체로 통합되는 추세인 가운데 TSMC가 보유한 공정이 점점 더 대체불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MCU 품목 경우 현재 기준으로 TSMC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지배력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자국 내 완성차와 팹리스·파운드리 업계간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에서는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한 인텔이 9개월 내 포드와 GM(제네럴모터스)에 車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텔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추가공정 설립 없이 기존 공정에 車반도체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와 덴소는 팹리스 합작회사인 'MIRISE'를 설립했다. 또 車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에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완성차와 반도체기업 간 협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정부가 지난 3월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하고 '중장기 차량용반도체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에 나섰지만, 아직 수급난을 겪는 품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이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파운드리 공정에 대한 육성은 미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