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5개월만에 '불확실성' 다시 언급6월 수출 39.7% 증가 견조한 흐름… 4차 유행 전 소비 속보치는 개선서비스생산·고용 등 일부지표 여전히 관 주도… 홍남기 "현실 엄중 인식"
  • ▲ 백화점 입구에 부착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홍보문구.ⓒ연합뉴스
    ▲ 백화점 입구에 부착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홍보문구.ⓒ연합뉴스
    정부가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4차 유행으로 말미암아 우리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과 함께 내수도 점차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전반적인 경제지표는 개선세를 나타냈다. 다만 그동안 내수와 함께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었던 고용지표는 여전히 관이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형국이어서 질적인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이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밖으로는 주요국 중심으로 세계 경제회복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안으로는) 철저한 방역 등 대내외 위험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경기·일자리·민생 회복과 코로나 방역·피해 지원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추진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올 2월까지 8개월 연속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해오다 지난 3월 실물경기 진단에서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거둬들였다. 이후 내수와 관련해 '부진 완화' '개선 흐름' 등의 문구를 쓰다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5개월 만에 다시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이다.
  • ▲ 코로나 검사 대기줄.ⓒ연합뉴스
    ▲ 코로나 검사 대기줄.ⓒ연합뉴스
    기재부가 내놓은 참고자료들을 보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등 각종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산업생산, 고용 등 일부 지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견인하는 측면이 있어 흐름 개선을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없잖다.

    먼저 5월 산업활동은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1.4(2015년=100)로 전달보다 0.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4% 올랐다. 다만 생산을 밀어 올린 것은 공공행정(8.1%)이었다. 2014년 10월(9.7%) 이후 6년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구매·접종으로 공공지출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기저효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광공업 생산(-0.7%), 서비스업 생산(-0.2%), 소매판매(-1.8%), 설비투자(-3.5%), 건설투자(-4.1%) 등 생산·지출 측면의 주요 지표는 전월보다 감소했다.

    수출은 경기 개선을 이끄는 일등공신이었다. 6월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이 호조를 보여 1년 전보다 39.7% 증가했다. 하루평균 수출액도 22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36.8% 늘었다.

    고용도 관 주도의 성장이 이어졌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6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만2000명(2.2%)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4월(65만2000명) 이후 두달 연속 둔화했다. 무엇보다 30대(-11만2000명)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재정일자리 덕분에 60세 이상(39만9000명)과 20대(18만6000명)에서 급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직전 취업자 수의 99.4%까지 회복됐다"면서도 "청년층이 체감하는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는 현실도 엄중히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소비 관련 속보치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6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8.4% 늘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도 10.3% 증가해 5개월째 늘었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1년 전보다 116.3%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액은 43.9%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0.3으로 전월보다 5.1포인트(p) 올라 6개월째 개선세를 이어갔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25.7% 감소해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2.4% 올라 전월(2.6%)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국내 금융시장은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 등에 따라 주가가 상승했다. 환율은 약세를 보이고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