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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민간임대주택에 대한 건설사의 책임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의무임대기간→주거 안정
집값 오르자 이윤추구 급급, 임대료 갈등에 눈살

입력 2021-07-28 14:15 | 수정 2021-07-28 14:31
몇년전만해도 임대료 부담에 시장에서 외면 받던 건설사 민간임대주택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무주택가구에게 우선 공급돼 청약자격을 유지하며 새 아파트에 최대 10년 거주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15년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2017년 5월 문재인정부에서 단점을 보완해 민간임대주택으로 재탄생했다. 의무임대기간을 8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첫 임대료는 주변시세 90~95%로 책정했다. 입주자격도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로 바뀌었고 공급량의 20%는 주거지원계층에게 특별공급토록 했다. 공공성을 강화해 주거안정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추구하는 ‘주거안정’목표를 구현하려는 착한 건설사들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건설은 ‘엘리스(Elyes)’라는 자산운영서비스 플랫폼을 론칭하고 임차인들에게 수준 높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계열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가전 구입이나 차량 렌탈, 세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육과 교육 기회도 지원한다. 

국내 최대 민간임대주택 공급자인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임대아파트의 입주민들 거주기간은 평균 5.2년으로 나타났다. 임차인의 계약갱신권 청구로 최대 보장되는 4년을 웃도는 기간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2019년 전국 51개 단지에서 3만7572가구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해 주거 안정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양극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자발적 상생을 실현하는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 마음 한편이 훈훈해진다.

하지만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건설사들도 있다. 일반분양으로 계획했던 사업을 슬그머니 민간임대로 바꾸는 사례가 많아졌다. 분양가상한제로 현 시세에 분양하면 수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10년 민간임대로 운영한뒤 분양전환 시점에 건설사가 시세차익을 독식하기 위해서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현금 동원력만 충분하다면 건설사가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는 투자방식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서민들의 어려움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채 임대료 인상만 고집하며 제 잇속만 챙기는 경우도 있다. 최근 대방건설은 시흥 배곧신도시 노블랜드 임차인들에게 임대료 2.77% 인상안을 문자로 통보했다. 심지어 처음에는 5% 인상을 제안해 업계 공분을 사기도 했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상 100가구이상 민간임대주택단지는 임대료 상한이 5%가 아니라 주거비물가지수를 고려한 별도 인상률을 적용해야하고 이는 5%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대방건설도 애초 제시한 수치 대신 2.77%로 재산정해 인상을 요구중이나 임차인들은 반발한다. 주변 임대아파트 임대료 변동률도 아닌 일반분양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을 내세우며 임대료를 인상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올해초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과 전세가격이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오판한 임대차3법 때문에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고 무주택 서민들은 기댈 곳을 잃었다. 그런 와중에 주거 안정을 실현하고자 시작된 민간임대주택사업이 본래 기능을 잃고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존재의 이유다. 하지만 주택을 짓고 소비자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인 주거를 책임지는 건설사가 기업 본연의 역할에만 몰두해도 괜찮은 것인지 다시한번 묻고 싶다. 
채진솔 기자 jinsolc@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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