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앞두고 경영상황 더 어려워져부채 7조 돌파 자본 3조 붕괴 자산 10조 무너져상반기 영업손실 1조2203억, 빅3 중 유일하게 1조 초과일감확보 성공했다지만 선가상승 더뎌, 14년 운영 거제대 매물로
  •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살기 위한 저가 수주를 계속한 탓에 실적은 나빠지고 부채는 늘어가는 모습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1712억원, 영업손실 1조74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손실 2129억원을 합하면 상반기에만 1조220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대우조선해양은 핵심 자재 후판가 인상 등 자재가격 상승과 앞선 2~3년간 저조한 수주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다른 대형 조선소에 비해 유독 저조한 실적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빅3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8298억원, 삼성중공업은 9447억원으로 1조원을 넘진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대우조선해양보다 많은 실적을 거뒀다.

    부진한 실적은 부실한 재무재표로 이어진다. 지난해 연말 6조4518억원이던 부채는 7조1986억원으로 늘었다. 자본은 줄어들어 3조8689억원에서 2조626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총자산은 10조원이 무너진 9조8160억원을 기록 중이다.
  • 지난 6월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앞에서 매각반대집회가 열렸다ⓒ자료사진
    ▲ 지난 6월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앞에서 매각반대집회가 열렸다ⓒ자료사진
    올해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충분한 일감은 확보했다지만, 선가 인상이 자재값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저가수주 국면을 이끄는 중국의 거센 추격 탓이다. 7월까지 누계 수주량을 보면 한국은 1276만CGT로 중국 1348만CGT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 401만CGT 중 한국과 중국이 차지한 점유율은 각각 43%, 45%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따낸 수주량은 63억30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수주잔량은 충분하지만 선박가격 상승은 더디다.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10년만에 140포인트를 회복했지만 호황기인 2008년 191.5포인트에 한참 못미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한국의 수주랠리로 1위 자리를 내준 중국의 반격이 매섭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하고 있지만 원자재가 오른만큼 즉각적인 선박가격 반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형편이 어렵자 14년간 운영한 거제대도 매물로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은 2008년 인수한 학교법인 세영학원을 모 건설업체에 양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거제시 유일한 대학인 거제대는 대우조선해양이 운영비를 지원해왔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을 앞두고 거추장스러운 짐부터 내려놓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으로의 인수합병이 3년째 지지부진 하면서 아예 불발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걸로 안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좀더 덩치를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