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약진에 삼성전기 對中 매출 64% 증가샤오미 매출 비중 14%… 주요 매출처 첫 등극고객 다변화 집중 속 삼성전자 의존도 20%대 안착 눈길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존재감을 잃어가면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전세계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삼성전기의 대중(對中) 매출 확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법인 매출은 2조1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증가했다.

    삼성전기의 중국 시장 성장세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화웨이 비중이 미미한 반면 샤오미와 오포 등 다른 중화권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이들이 화웨이 부진을 틈타 물량을 대거 흡수한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카운터포인트 조사에서 샤오미는 지난 6월 17.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15.7%)를 제치고 '반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모두 대단히 기뻐했고, 세계 1위도 될 수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는 얼마 안 된 회사로서 매우 냉정하게 격차를 직시하고 계속 실력의 기초를 쌓는 가운데 우선 세계 2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매출 중 샤오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2%에 달했다. 그간 삼성전기는 샤오미 매출 비중이 미미해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지만, 이번 반기보고서에 처음으로 주요 매출처 항목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중국 시장의 5G 확대도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실적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중국 업체들에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카메라모듈을 주로 공급한다. MLCC의 경우 5G 스마트폰에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MLCC 개수가 30%가량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 측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중화 현지 대응력 강화를 통해 주요 거래선 니즈 및 수요변동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카메라모듈의 핵심기술인 렌즈, 액추에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플래그십용 고성능 OIS, 폴디드 줌 등 기술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의 고성능 추세에 따라 보급형으로도 고사양 카메라모듈의 공급을 지속 확대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약진으로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의존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삼성전기 매출 중 삼성전자 비중은 26.3%로, 전년 동기 39.0% 대비 12.7%p 감소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다른 신규 고객사를 발굴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을 20%대로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중화 거래선향 카메라모듈 공급이 확대되면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며 "화웨이 쇠락 이후 주요 고객사인 샤오미의 출하 점유율 확대된 효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