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피해 증권주, 한 달간 1.3% 상승…수혜주들보다 선방양호한 거래대금 유지·대어급 IPO에 증시 환경 우호적인 영향상반기 역대급 실적·예상 배당수익률도 기대감…지수 하단 방어
  • 양호한 거래대금 등 우호적인 증시 환경을 비롯해 대어급 기업공개(IPO) 이벤트가 예고되면서 올해 하반기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배당 메리트가 높은 증권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KRX증권지수는 832.39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4일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34% 상승했다.

    금융주 가운데 증권주의 수익률은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양호했다. 같은 기간 KRX은행지수는 1.32%, KRX보험지수는 0.38%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전체 지수로 볼 때도 증권업종 수익률은 선방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0.41% 감소했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에도 증권주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통상 증권업은 금리 인상 시기 주식 거래가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돼 금리 인상기의 대표적 피해주로 인식된다. 반면 이 시기 은행의 예대율마진이 개선되고 보험사의 채권운용 수익률 상승이 예상되면서 이들 업종은 금리인상 수혜주로 분류된다. 

    증권주가 이같은 공식에서 벗어난 최근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으론 우호적인 증시 환경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 33조원대 고점을 기록한 후 추세 면에서 꺾이고 있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5000억원대로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역시 65조6237억원이며, 신용융자 잔고 역시 사상 최대치인 25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고객 예탁금을 바탕으로 증권사들의 올 하반기 실적도 양호한 수준이 예상된다"면서 "코스피 지수 반등 시 증권주의 높은 주가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추석 이후 대어급 IPO 이벤트가 잇따라 예정됐다는 점 역시 증권업종에 호재다.

    상장 예정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케이카, 시몬느엑세서리컬렉션 등으로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최대 100조원을 훌쩍 넘긴다. 하반기 IPO 예정 기업까지 합하면 올해 누적 공모액은 20조원에 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종전 역대 최고치는 지난 2010년 10조1000억원 규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박스권 장세에도 증시 주변 환경은 우호적인 상황"이라면서 "올해 들어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5월을 제외하고는 70%를 상회하며 4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다수의 거물급 IPO가 대기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중금리 추가 상승에 따른 트레이딩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2분기에는 비상장주식 등 반기 평가하는 투자 목적 자산의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 반영돼 채권 관련 수익 감소를 상쇄했으나 3분기에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면서 "3분기 트레이딩 수익은 회사별 개별적인 일회성 평가익이 없다면 2분기 대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증권주는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배당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배당 수익률이 증권업의 주가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증권(7.6%), NH투자증권(우선주 6.5%·보통주 6.9%), 한국금융지주(우선주 6.0%) 등이 꼽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실적, 2분기 유가증권 평가이익으로 어닝서프라이즈 시현, 3분기 양호한 영업환경 등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의 주당배당금(DPS) 전망치는 추가 상향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서 "이는 주가 방어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새로운 동력이 없다면 내년 감익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배당수익률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