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지수 두 달 새 10% 넘게 하락…대형 증권주 부진 두드러져2분기 실적 성장세 둔화 영향…하반기 증권주 기대감도 엇갈려대형 IPO 라인업 호재에도 지속가능성 문제…"주가 반영 쉽지 않아"
  • 증시 호황에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증권주들이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하반기 대형 기업공개(IPO)가 증권주에 우호적인 재료로 거론되지만 증권업 실적 개선 여지가 크지 않아 드라마틱한 주가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KRX 증권지수는 전날보다 1.29% 내린 841.0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10일 종가 기준 926.12로 최고점을 돌파한 이후 두 달여 만에 10.29%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16% 감소한 데 비해 두드러진 약세다.

    미래에셋증권(-15.74%), 키움증권(-13.87%), NH투자증권(-6.31%), 삼성증권(-4.84%), 메리츠증권(-4.18%) 등 대형 증권사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내렸다. 현대차증권(-14.85%), 유진투자증권(-13.78%), 대신증권(-5.80%), 유안타증권(-4.48%) 중소형 증권주들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가 조정 배경은 2분기 실적 전망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 탓이다. 지난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38조원 수준이었지만 2분기 들어 29조원 수준으로 23%가량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추정기관수 3곳 이상)의 2분기 당기순이익 합계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한  1조1654억원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 성장세가 1분기보다 다소 감소하더라도 여전히 기대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2분기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견조했고 IB 실적 호조세도 겹쳤다"며 "운용 부문 실적도 금리 상승기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시장 기대치 대비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증권주에 대한 기대가 엇갈린다. 

    긍정적인 전망은 암호화폐 시장 위축이 대형 IPO와 맞물려 향후 증권주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나온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29조원 규모를 유지하고,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33조8000억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갭투자 활성화로 인해 개인 자금 증가가 지속되고, 주식 신용 및 미수잔고도 지난 6월기준 23조7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대형 IPO 라인업이 하반기에 예정돼 인수공모 수수료 수입도 견조할 전망"이라면서 "연속되는 조 단위 IPO 리스트 감안 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올해 2분기 증권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순 있더라도 하반기엔 이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증권업 실적 개선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내 일평균 거래대금, 신용공여 등에서 유의미한 상승세가 나타나진 않을 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홍재 연구원은 "캐시 플로우 관점에서 거래 대금이 1월까지 상승하다가 내려오는 상황이 연출돼 모멘텀이 약해졌다고 시장은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하반기 IPO가 당장의 호재는 될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바로 주가에 반영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통화정책 변화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점도 부담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됐고, 미국 등 해외 중앙은행도 조기 긴축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비우호적 유동성 여건이 예상된다"면서 "증시와 금리 변동성 확대 가능성 감안 시 브로커리지와 운용이익의 큰 폭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기 개선에 따른 투자활동의 정상화 속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IB 부문 수익의 지속 확대가 증권사 이익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