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KRX보험 19% 상승…KRX증권 5.14% 하락보험업, 금리인상 수혜·업황 개선 기대감 커증권업, 증시 환경 악화에 실적 시장 컨센 하회 전망
  •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박스권 증시에도 업황 개선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 두드러진 강세다. 반면 증시 환경 위축으로 업황 둔화 직격탄을 맞은 증권주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7일까지 KRX보험지수는 18.88%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이 기간 9.80% 하락한 것에 비해 두드러진 강세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 가운데 메리츠화재(43.67%)와 현대해상(43.57%), 한화손해보험(41.51%)은 이 기간 40% 넘게 상승했다. DB손해보험(32.78%), 롯데손해보험(28.40%), 코리안리(11.89%)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가 수개월째 2600~27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보험주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의 수혜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오는 5월과 6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뚜렷해졌다. 이처럼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투자 운용 수익이 높아져 보험주는 상승한다.

    올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는 점도 보험주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로 격리 인구가 늘어난 데다 유가가 급등하며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상당히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격리 인구 증가에 따른 의외의 선전이 있었다"며 "1분기 업황이 워낙 좋아 컨센서스는 계속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급기준 강화 등 우호적인 정책 기조도 보험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로 보인다. 이달부터 백내장 수술 지급 보험금에 대해 세극등현미경검사 검사지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지급 기준이 강화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잉 진료와 부당 청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비급여 항목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차기 정부가 실손 요율 자율성 제고 등의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보험주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대신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주가를 최근 상향 조정했다.  

    반면 증권주 상황은 상반된다. 올초부터 지난 7일까지 KRX증권지수는 5.14% 하락했다.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메리츠증권(29.13%)을 제외한 한화투자증권(-23.32%), SK증권(-11.20%), 삼성증권(-9.69%), 키움증권(-8.04%), 유안타증권(-8.04%) 등 증권주 대부분은 약세였다.

    증권주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거래대금 감소·채권금리 상승·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등 대외적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12.9% 줄어들었다.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유니버스(분석대상 종목) 증권사 5곳의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대비 35.9% 줄어든 7949억원으로, 시장 컨세서스를 12% 하회할 전망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지표 지속 하향, 트레이딩 관련 지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상승 압력 확대 영향으로 둔화되며 1분기 증권업종의 영업 환경은 부진했다"면서 업종 목표 시가총액을 9.6% 낮춰 잡았다.

    개별 증권사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가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익성 둔화는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될 때에는 단기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나 구조적인 수수료율 하락 추세는 사실상 해결할 수 없다"며 "긴축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증권업종의 수익성 둔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