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부담… 3Q 영업익, 전년比 23% 감익 전망수요 강세 속 포트폴리오 개선 등 고수익성 지속 가능성탄탄한 재무구조 바탕 중장기 성장 동력 본격 '드라이브'
  •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3분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우호적인 수요와 금호폴리켐 연결 편입 등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고수익성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성장 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중장기 실적 전망도 밝다.

    23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분기 7356억원에 비해 23.3% 줄어든 5778억원으로 나타났다.

    NB라텍스 호황을 맞은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 7421억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년치 영업이익을 한 분기 만에 거둬들인 셈이다.

    전분기에 비해 주춤하면서 지난해 2분기 1201억원 이후 이어진 전분기대비 실적 성장세는 4개 분기에서 그쳤다. 반면 지난해 3분기 2137억원에 비해서는 170% 뛰면서 전년대비 실적 성장세는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지속될 전망이다.

    3분기 매출액은 2조2456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분기 2조1990억원, 전년동기 1조1882억원에 비해 각각 2.11%, 88.9% 증가하면서 지난해 2분기 1조262억원을 저점으로 외형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2개 분기 연속 경신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률은 25.7%로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가에서 3분기 수익성 감소를 점치는 까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전염 확대에도 전방 수요가 견고한 상황이지만, 부타디엔·벤젠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8월 하순 이후 NB라텍스 수출량 회복, SBR·BR·EPDM 등 범용고무 실적 개선 및 에너지 부문의 물량·가격 개선으로 과거에 비해 차별화된 실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PDM의 연결 편입(금호폴리켐, 23만t)으로 NB라텍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등 전사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EPDM은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 폐쇄로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수요 증가로 최근 스프레드가 급등세에 있다.

    페놀유도체 부문의 경우 경기 회복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호조와 함께 다운스트림 증설 확대로 인한 BPA·페놀 가격 반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사 이익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SMP(계통한계가격) 상승 및 정기보수 제한으로 에너지 부문의 증익도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분기 전망과 관련 "ABS 등의 주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는 하반기 중국 신규 공장 가동이 예정됐고, 계절적 비수기로 일부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미국 등 역외 물량 유입 감소와 역내 정기보수 등으로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고수익성 지속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7421억원 대비 225% 증가한 2조41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4년부터 7년간 합산 영업이익 2조4306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매출도 전년대비 73.2% 성장한 8조3319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 NB라텍스 장갑. ⓒ금호석유화학
    ▲ NB라텍스 장갑. ⓒ금호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견조한 수익성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증설 투자를 단행한 것이 시황 호조와 맞물리면서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잉공급 우려 등에도 대규모 투자로 생산능력을 확대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실제 2007년 의료·헬스케어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 NB라텍스 연구개발에 착수한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이후 NB라텍스 연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연간 생산량은 2015년 말 20만t에서 2016년 말 40만t으로 두 배 증가했으며 2019년 말에는 58만t까지 확대됐다. 현재 생산능력은 64만t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다.

    현재 진행 중인 7만t 증설이 연내 완료되는 대로 24만t 증설에 다시 착수한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5월 NB라텍스 24만t 증설을 위해 256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NB라텍스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해당 투자로 2023년 말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95만t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수요 상황에 따라 47만t 증설 투자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 증설까지 완료되면 금호석유화학은 142만t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올해 말까지 구축할 생산능력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동시에 내구성과 인장강도를 향상하면서 경량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라텍스 부문의 기술력과 노하우 제고를 위해 대전 중앙연구소의 라텍스 연구 랩을 기존에 속했던 고무연구 랩과 분리도 강행했다.

    이미 확실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분야지만, 더 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확대로 인한 리드 타임 감소 및 일부 재고조정 발생으로 탑티어 장갑업체들의 ASP(평균판매가격)가 조정받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갑 수요는 변이 바이러스 발생, 신규 용도·판매 지역 확대 등으로 팬데믹 이후 연평균 15~20%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황에 대한 우려에도 세계 1위 업체로서 최상의 영업환경을 누리고 있는 만큼 견조한 실적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야경. ⓒ금호석유화학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야경.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주력 사업인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경쟁력도 키워나갈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UHP(초고성능) 내마모성과 제동 특성이 우수한 타이어용 High-Styrene SSBR(하이스티렌 합성고무) 개발에 성공하면서 고기능성 타이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합성고무 연구 부문에서는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던 SSBR을 신발 아웃솔에 적용하는 등 SSBR 제품군의 사용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생산량 측면에서의 투자도 늘린다. 현재 6만3000t의 SSBR 생산능력을 내년 말까지 12만3000t으로 확장하며 국내 1위 SSBR 업체 등극을 노린다.

    합성수지의 경우 다른 소재에 비해 단열 성능을 강화한 초단열 에너포르를 개발, 상업화에 나섰다.

    저탄소·친환경 시대에 맞는 제품 개발에도 여념이 없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수지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산성과 분산성을 높인 CNT(탄소나노튜브) 소재 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했다.

    1분기 기준 연간 120t의 CNT 생산능력을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은 주로 타이어·합성고무용 CNT 첨가제 개발에 대응하다가 최근에는 리튬 2차전지용 CNT의 플랜트 테스트 및 품질 승인을 완료했다.

    앞서 급성장하는 2차전지 소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라텍스 기술을 활용, 2019년부터 2차전지용 바인더 전용 제품의 개발을 시작했다.

    CNT는 이른바 '꿈의 소재'로 불린다. 배터리와 반도체 그리고 차 부품 등으로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체에 CNT를 납품해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이다.

    이밖에 쌀겨에서 추출한 바이오 실리카(Bio-Silica)를 적용한 친환경 합성고무 제품 연구도 강화한다. 또 배터리 모듈 하우징 소재, 이동식 충전 케이블 소재 및 밴드 케이블 등 전기차용 고기능성 EP 소재 상업화도 확대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이제는 경제적 가치 창출이라는 재무적 성과만을 고려했던 과거의 방식으로 기업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며 "ESG 역량 강화에 힘쓰고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해 신사업 발굴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탄탄한 재무구조는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 스탠스를 지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부채 규모는 2조67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8977억원에 비해 40.9% 증가했다.

    2015년 상반기(2조8740억원, +9.25%) 이후 6년 만에 증가한 것이지만, 자본금이 지난해 상반기 2조7695억원에서 4조1452억원으로 49.6%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되려 68.5%에서 64.5%로 낮아졌다. 자본총액은 2014년 상반기 1조5682억원 이후 7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차입 규모는 상반기 64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790억원에 비해 39.8% 줄어들었다. 2015년 상반기 1조8018억원 이후 6년째 감소세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5년 상반기 107%에서 15.6%로 크게 개선됐다.

    채무 부담 감소와 개선된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한 자본 확충으로 유동성도 제고됐다.

    상반기 유동비율은 131%로, 2016년 상반기 62.2% 이후 지속 개선됐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 6860억원도 최근 6년새 가장 높다. 상반기 기준 직전 5년(2016~2019년)간 평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59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