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가맹점주 노조 파업에 직·간접적 피해대체 화물차 운행방해부터 공장 점거까지 불법 성행아리송한 투쟁명분, 등돌리는 시민단체 나오기도
  • ▲ 화물연대 노조원과 경찰의 SPC 세종공장 앞 대치 현장.ⓒ세종경찰서
    ▲ 화물연대 노조원과 경찰의 SPC 세종공장 앞 대치 현장.ⓒ세종경찰서
    "매출에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가맹점주들을 볼모로 뭘 하자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기지역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하소연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관련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중이다. 지난 9월 2일 광주에서 시작된 이 파업은 추석 직전 대구와 광주, 인천, 성남 등 전국 SPC그룹 11개 물류센터로 확대됐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문제는 이들의 파업에 마땅한 명분이나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당초 파업 자체가 화물차 증차에 대한 노조간 이권 갈등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정작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8일 SPC그룹 등에 따르면 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은 전국 파리바게뜨에 피해를 입히는 중이다. 민노총 소속 조합원 비중이 높은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크다. 대구, 광주지역의 경우 SPC그룹에서 대체 운송을 시작했지만 민노총 화물연대의 운행 방해로 인해 제품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빵 제품의 특성상 이는 일선 매장에 직접적인 타격이다.

    특히 최근 민노총 화물연대가 기습 진입해 시위를 벌인 SPC삼립 청주공장의 경우 샐러드, 소스류를 생산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 파리바게뜨는 샐러드 및 샌드위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민노총 화물연대의 투쟁은 강도는 높아지는 중이다. 노조는 SPC삼립 세종공장 시위가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자 SPC삼립 청주공장으로 집회장소를 옮겼다. 이들 시위는 모두 불법시위다. 청주시는 결국 민노총 화물연대 청주시지부장 등을 간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해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당초 파업의 시작부터가 SPC와 무관한 노조간 갈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민노총 배송기사들이 화물차를 늘려달라 요구했고 이에 화물차 2대가 증차됐지만 한국노총 소속 배송기사와 민노총 소속 배송기사가 쉬운 코스를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기 시작했다. 결국 중제안이 나왔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민노총 측이 지난 3일 사전 통보 없이 파업에 돌입했고, 전선이 확대됐다.

    이후 민노총 화물연대의 불법행위는 열거하기 힘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명령은 고사하고 대체 투입된 배송기사의 입·출차 방해, 폭력 및 욕설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휴게소에 정차한 파리바게뜨 화물차에 누군가 연료호스를 절단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투쟁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어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노조원만 100명이 넘고 운송차량을 막은 혐의로 입건된 노조원이 60명이 넘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이 요구사항과 파업의 명분은 명확하지 않다. 

    증차에 대한 노선갈등에서 비롯된 이 파업은 어느 순간부터는 SPC그룹의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노조파괴 행위 중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중이다.

    사실 이들 배송기사는 SPC와 직접 고용관계가 아니다. SPC그룹은 광주에 운수사 11곳과 운임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들 중 한 곳이 대표 운임사를 맡아 업체간 노선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민노총과 한국노총 화물연대도 이들 운임사에 고용되거나 운임 계약을 맺는 관계다. SPC 입장에서는 노조 측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더라도 운수업체 노사간 협의해야만 할 사안인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일부 시민단체도 민노총에 등을 돌린 상태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은 “민노총 화물연대의 집단·이권 파업은 택배 점장의 죽음을 불렀고, 비노조 근로자에게 행하는 갑질은 이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화물연대는 광주에서 발생한 파업에 왜 청주시민을 볼모로 삼고 진행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