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블리자드, 신작 부진으로 주가 폭락내부적으로 성추문 사건 발생하며 총체적 난국블리자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엔씨, '리니지W'로 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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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블리자드가 최근 ‘평행이론’에 가까운 행보로 나란히 부침을 겪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블리자드는 올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먼저 엔씨는 올해 초 출시한 ‘트릭스터M’을 시작으로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 등의 신작 모바일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며 위기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극한의 유저 간 경쟁을 강조했던 리니지식 과금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트릭스터M과 블소2는 비주얼만 달라졌을 뿐 리니지의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유저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 결과 한때 100만 원이 넘게 치솟았던 엔씨의 주가는 57만 8000원(8일 종가)으로 곤두박질쳤다.

    김택진 엔씨 대표가 직접 나서 쇄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등 적극적인 대응 마련에 나섰지만,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직장 내 성희롱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실낱같던 반전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성희롱의 성지 엔터작업실’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엔씨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엔터사업실에는 이미 성희롱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감사까지 받았지만 아무런 리스크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피해 여직원들만 퇴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성희롱으로 퇴직한 여직원만 3~4명 이상”이라며 “신고해도 아무 조치도 없고 의미 없는 성교육만 하는데 경찰에 신고해서 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엔씨는 해당 인원에 대한 직위 해제 및 발령 처분을 내리고 추가 징계를 조치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뒤늦은 엄중 대응이란 지적과 함께 반등 타이밍에 마주한 악재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엔씨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블리자드의 행보와 유사하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공개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퀄리티로 혹평을 받았고 올해 성추문 파문이 일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성추문 파문의 경우 지난 8월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장 내 급여 차별과 성차별·성희롱을 조장하는 사내 문화를 고소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대표는 해당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도 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가는 해당 이슈로 인해 지난 2월 고점을 기록했던 104달러 대비 22% 하락하며 80달러대로 무너졌다. 현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가는 76.32달러(11일 기준)로 계속해서 하락세다.

    다만, 블리자드는 최근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3주 만에 PC방 점유율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불안정한 서버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과거 원작을 즐겼던 충성도 높은 유저층이 여전히 게임을 즐기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리자드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란 신작을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면 엔씨가 준비한 카드는 ‘리니지W’다.

    오는 11월 4일 정식출시를 앞두고 있는 리니지W는 권역별로 서버를 구분해 인접한 다른 국가 유저들과 한곳에 모여 플레이할 수 있는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가 특징이다. 엔씨는 이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한 MMORPG의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신작 부진과 주가 폭락, 성추문 등으로 위기에 빠진 엔씨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성공으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한 블리자드처럼 리니지W를 통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가 론칭되는 13개국의 첫 분기 일평균 매출이 대략 10억 원 중반 수준 정도만 달성되면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히트 수준이 이를 초과한다면 블소2 한국 부진에 따른 주가 급락의 상당부분을 메이크업할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