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매각 추진 사실상 결렬위드코로나 시행하며 외식시장 기대감 높아져매각 뛰어드는 FI… 불확실성 해소vs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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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외식업계 M&A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엑시트' 기회가 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을지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1일 투자은행(IB) 및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되던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 매각 논의가 사실상 결렬됐다. 

    앞서 사모펀드(PEF)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가 삼천리ENG 외식사업부(SL&C)와 놀부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실상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놀부는 10년 전인 2011년 11월 모건스탠리PE에 의해 약 1200억원에 인수됐다. 모건스탠리PE는 당시 놀부의 가치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억원을 기준으로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8배 수준으로 평가해 1114억원에 사들였다. 놀부의 성장성을 높게 봤다는 얘기다.

    하지만 놀부는 이후 사업 부진으로 인한 적자 누적과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경영 상황이 자본잠식 수준으로 악화됐다. 2016년 12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작년엔 절반 이하인 530억원 수준까지 추락했다. 또 당기순이익도 2017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모건스탠리PE는 투자금을 간신히 회수하는 금액에서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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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건스탠리PE 입장에서는 무리한 매각을 진행할 바에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도 된다는 분석이 우세할 가능성도 높다. 11월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로 외식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매각이 결렬된 뚜레쥬르의 경우, CJ푸드빌은 배달 시장을 공략하며 뚜레쥬르의 매출 상승을 이끌어냈다. 올해 상반기 뚜레쥬르 배달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270% 늘었고, 이미 지난해 연간 배달 매출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국내 외식 브랜드를 사들인 PEF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았던 업종인만큼 위드 코로나가 사업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을 제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은 FI 입장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엑시트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전략적투자자(SI) 들은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버거킹이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16년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한국과 일본 버거킹의 매각을 위해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이 투썸플레이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J푸드빌로부터 2018년, 2020년에 걸쳐 인수를 마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미국 칼라일 그룹과 막판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고, 7000억~8000억원 수준의 매각가가 예상된다.

    2019년 사모펀드로 매각된 맘스터치 역시 매각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인수된 맘스터치는 사명과 로고, 메뉴 등 전반적인 브랜드 정리 작업을 거친 상황이다. 케이엘앤이 과거 가야산샘물을 2016년에 인수했다가 2년 만인 2018년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 팔았다는 점을 들어 매각 시점은 당장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인한 보복 소비 증가, 외식시장 성장이 일시적으로 그치게 되거나 이슈에 민감한 외식업 특성상 또 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M&A에 많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외식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며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시각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