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코스피 예상밴드 2600~3600선…강세 시기 전망은 엇갈려연준 긴축 정책·코로나19·미중 갈등·3월 대선 등 변수 산적지수 추종하기보단 상승세 주도하는 유망업종·테마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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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새해 주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주식시장 강세 시기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엇갈리지만 증권가에선 내년 증시 역시 올해와 비슷한 등락범위 내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유망종목으로는 반도체·자동차·리오프닝·메타버스로 압축된다.

    ◆내년 코스피 2600~3600선 전망…"고공행진은 없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는 2600~3600선이다. 대신증권 2600~3300, 신영증권 2710~3300, 유안타증권 2750~3350,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 2800~3400, 메리츠증권 2800~3450, 하이투자증권 2800~3300, 교보증권 2850~3450, 신한금융투자 2850~3500 등을 전망했고, 하나금융투자와 KB증권은 상단을 각각  3480, 3600으로 제시했다.

    올해 코스피 최고점(3316.08)과 최저점(2822.73)을 감안하면 새해 증시 역시 올해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국내 증시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행보는 증시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미·중 간 갈등도 첨예하다.

    국내 상황으로만 보면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열리는 등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말 물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긴축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면서 저조한 성장률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종식과 물가 안정에 대한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올해 초 수준의 급등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외국계 은행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상단을 3700선으로 예상했던 골드만삭스는 3350선으로 낮춰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3000선, JP모건·UBS 등은 3300~3400선을 제시했다. 노무라증권은 3500선으로 가장 높은 전망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 상장사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이 10% 수준으로 올해 92%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전통적으로 코스피는 EPS 전망치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기 때문에 내년말까지 코스피 전망치 상단은 3350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내년 주식시장 강세 시기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상반기가 우호적인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시각에선 연준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 미국 중간선거 등 변수로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엔 상승폭을 반납하는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공급난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생산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전망인 반면,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지나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선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에서 반자본주의 성향이 급부상할 경우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내년 코스피는 상반기에 상승하고 하반기에 하락할 것으로, 고점은 5~6월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저하고'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내년 1~2분기의 구조적 침체기가 끝난 뒤 주가 반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분기 대선 변수로 인한 증시 조정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주가의 하락세가 계속될 수 있다"며 "상반기를 기점으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기업 실적 기대감이 회복되면서 주가가 본격적인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반도체·메타버스·리오프닝 '주목'

    내년엔 성장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초 같은 증시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수를 추종하기보단 상승세를 주도하는 유망 업종과 테마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내년 주가 기대치가 낮아졌다"면서 "2022년에는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우선 매수하는 체리피킹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도주로 공급망 재편과 설비투자 확대 중심에 있는 반도체업종을 공통적으로 꼽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종료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대로 맞서 싸우는 기업에 점수를 주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등 설비투자 확대의 길목에 있는 기업이 주도주"라고 강조했다.

    내년 이익 기여도 상위권 업종 중 절대 영업이익 규모가 큰 업종인 자동차 섹터와 올 한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테마인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관련 주들은 내년에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전반적인 상승탄력 둔화로 개별적인 이슈나 이벤트에 따른 증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는 열려 있는 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가가 부진했던 바이오주와 코스피 상승률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유통·호텔레저·화장품 등 리오프닝주 등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은 유통·호텔레저·화장품 영업이익 기여도 증가폭이 높다"며 "이익이 추세적으로 상향조정된다면 향후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