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부정적 영향 과거보다 제한적…경기회복 완만""원자잿값 높은 상승세·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여전""물가 상반기 3% 웃돌아"…코로나 신규확진 5만명 턱밑 '불안'
  • ▲ 서울 식당가.ⓒ연합뉴스
    ▲ 서울 식당가.ⓒ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도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두달 연속 경기 하방위험 확대를 우려했던 KDI가 다소 밝아진 톤의 경기 전망을 내놓았지만 오미크론의 폭발적 확산 속에 고물가, 수출 호황 속 무역적자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는 모습이다.

    KDI는 9일 내놓은 '2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대외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앞서 KDI는 두달 연속으로 "우리 경제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방역 조치 강화와 대외 수요의 개선세 약화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었다.

    KDI가 경기 진단을 다소 밝은 톤으로 전환한 배경에는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서비스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난다는 판단이 깔렸다. 통계청의 최신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투자(-0.4%)는 1년 전보다 감소했지만, 생산(1.8%)과 소비(2.0%)는 증가했다.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숙박·음식점(-11.8%) 등 서비스업 생산(-0.4%)은 감소했다. 하지만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8.0%)와 자동차(7.3%) 등의 생산이 늘면서 광공업(4.3%)이 증가를 견인했다. 다만 자동차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영향이 컸다.

    소비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3.8)보다 0.6포인트(p) 오른 104.4를 보이며 소비심리가 소폭 개선됐다. KDI는 "코로나19가 내수 경기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 수출입 추이.ⓒ연합뉴스
    ▲ 수출입 추이.ⓒ연합뉴스
    그러나 KDI는 대외 부문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KDI는 "원자재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관련해선 "수입물가가 급등하며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15.2% 증가한 553억2000만 달러로, 역대 1월 실적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에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수입이 30% 이상 급증하면서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인 48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4억5200만 달러) 이후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KDI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 고물가.ⓒ연합뉴스
    ▲ 고물가.ⓒ연합뉴스
    좀처럼 꺾일줄 모르는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불안요인이다. KDI는 1월 중 진행한 경제전망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반기 3%를 웃돌다가 4분기 이후에나 2% 내외로 낮아질 거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7%로, 지난 10월 전망치(2.1%)보다 0.6%p나 높아졌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올랐다. 4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년6개월 연속 기록 이후 근 10년 만이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근원물가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유가가 1~2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 관련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 ▲ 선별진료소 앞 긴 줄.ⓒ연합뉴스
    ▲ 선별진료소 앞 긴 줄.ⓒ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은 확산세가 무섭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만9567명 늘어 누적집계 113만1248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3만6719명)보다 1만2848명이 폭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