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 농림어업 7.6%↑ vs 제조업 1.5%↑IMF 위기이후 감소하다 文정부 들어 급등·고착화전문가 "제조·서비스 탈락자 떠밀려…고용정책 실패"
  • ▲ 귀농체험하는 도시민들.ⓒ연합뉴스
    ▲ 귀농체험하는 도시민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쇼크가 가중되는 가운데 60세 이상이 고용증가를 견인하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추세적으로 감소해오던 농림·어업부문 취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농림·어업 취업자는 늘지만 생산성이나 매출액 증가가 동반되는지는 알수 없다며 한국 경제기반이 흔들린다고 우려한다.

    17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695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달과 비교해 113만5000명 급증했다.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서 회복할 당시인 2000년 3월(121만1000명) 이후 21년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5만명)을 비롯해 숙박·음식점업(12만8000명)과 운수·창고업(12만1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문은 농림·어업이다. 지난달 농림·어업 취업자는 446만7000명으로 1년전보다 8만8000명 늘었다. 이는 우리 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증가폭 6만6000명보다 2만2000명이나 많다. 증가율을 보면 농림·어업이 7.6%로 1.5%에 그친 제조업보다 5.1배 많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1998년 IMF 외환 위기 이후 2016년까지 해마다 6만2000명씩 추세적으로 감소해오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배포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7년 6000명 증가했던 농림·어업 취업자는 2018년 6만2000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한 뒤 2019년 5만5000명, 2020년 5만명, 지난해 1만3000명을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2018년 마이너스(-)5만6000명, 2019년 -8만1000명, 2020년 -5만3000명, 지난해 -8000명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 ▲ 산업별 취업자.ⓒ통계청
    ▲ 산업별 취업자.ⓒ통계청
    일각에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취업하지 못한 구직자가 농림·어업으로 떠밀린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12월19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의 '농림·어업 취업자 동향과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농림·어업 취업자는 월평균 144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39만5000명)보다 5만명 늘었다. 지난해 1~10월 통계도 146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많았다. 나이별로 보면 60대(35.8%)가 가장 많고 70세 이상(33.1%), 50대(17.5%), 40대(7.4%), 39세 이하(6.2%) 등의 순이다. 지난해 이 분야 취업자를 지위별로 살펴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60.8%)가 가장 많고 급여를 받지 않는 가족 종사자(27.3%), 임금 근로자(8.2%),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3.7%) 등의 순이다. 정보원은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산업에 종사하면서 농업을 겸하던 가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종사 분야를 농업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주생업시장에서 밀려나 가족과 함께 농림·어업부문으로 흡수됐을 가능성이 적잖은 셈이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을 잘못 펴서 그렇다. 문정부 들어서기 직전인 2017년 5월 농림·어업 취업자 증감은 '영(0)'이었으나 6월부터 바로 증가로 돌아섰다"면서 "탈(脫)원전 수준을 넘어 탈제조업, 농업 국가로 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해석된다.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나쁜 신호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농림·어업부문 취업자가) 다른 부문보다 두드러지게 늘지만 생산성이나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면서 "2019년 IMF 위기때도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었다. 제조업·서비스업에서 탈락하거나 취업하지 못하고 농림어업으로 떠밀리게 된 결과"라고 부연했다.

    다른 한편에선 농림·어업부문 취업자 증가 이유를 귀농·귀어 지원사업과 스마트농업 등 신산업 육성정책에 따른 수요증가에서 찾기도 한다. 실직이나 사업실패뿐 아니라 자연환경이나 농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낙향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귀농귀촌체험학습 박람회.ⓒ연합뉴스
    ▲ 귀농귀촌체험학습 박람회.ⓒ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