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서 갤S10~갤S22 등 10종 퇴출'역대급 흥행' 기록 '갤럭시Z플립3'도 리스트 제와 가능성두 차례 해명 및 사과 불구 일파만파... 집단소송 움직임도'갤노트7 발화 사태' 데자뷔... 경영진 나설지 주목
  • ▲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참관하고 있다.ⓒ삼성전자
    ▲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참관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2' 시리즈를 내놓으며 고사양 게임 구동시 성능을 떨어뜨리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를 강제 실행한 문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은 이미 두차례에 걸쳐 사과와 고객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할 정도로 분노가 커지고 있어 경영진이 직접 나서 사과하고 후속 대책을 제안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출시 후 흥행가도를 달리던 중 'GOS' 이슈가 일부 사용자에서 일반 소비자들로 급속히 확산되며 뜻 밖의 암초를 만났다.

    초반엔 사용자들의 불만제기 수준이었지만 논란이 확산되며 스마트폰 성능을 점수화하는 벤치마크 사이트에서도 이번에 논란이 된 갤럭시S22 포함 10종의 갤럭시S 모델이 평가목록에서 제외됐다. 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는 GOS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벤치마크를 측정할 수 있게 한 것이 '조작'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해당하는 갤럭시S10, S20, S21시리즈를 비롯해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를 모두 벤치마크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 긱벤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에서는 이 같은 GOS 성능 조작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갤럭시Z폴드와 Z플립 등 폴더블폰 시리즈도 추가적으로 점검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 폴더블폰 시리즈 중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갤럭시Z플립3'가 추가적으로 벤치마크 리스트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삼성은 긱벤치의 이같은 반응이 나오기 전에 두 차례에 걸쳐 공지를 올려 사건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 3일 삼성멤버스에 공지사항을 올려 GOS 논란과 관련한 사과를 비롯해 고객 의견을 수렴해 GOS 구동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 기능을 넣어 소프트웨어를 재차 업데이트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OS 논란이 본격적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지 하루만에 신속하게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뒤이어 지난 4일에는 또 한번 삼성멤버스에 공지를 올려 앞서 올린 공지보다 자세하게 질의응답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GOS 작동에 궁금해 하는 사항을 정리했다. 여기서도 삼성은 일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발열과 같은 안전 문제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다는 의도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같은 두번의 공지와 소통에도 GOS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갤럭시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선 집단소송을 위한 조직까지 꾸려졌고 현재까지 3000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을 정도다.

    새로 나온 갤럭시S22가 이제 막 본격적으로 판매몰이에 나서는 시점이었는데 이번 GOS 이슈로 구매를 취소했다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역대급 스펙에도 전작과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돼 다수의 소비자들이 갤럭시S22 구매를 원하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은 제대로 판매 시작도 못해보고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삼성은 앞서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를 이미 겪었던 입장이라 이번 위기를 보다 엄중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시 삼성은 발화 문제가 처음 불거진 지 두달 여만에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모바일 사업 부장이었던 고동진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다. 발화 원인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거쳐 전량 리콜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됐지만 확실하게 제품 품질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다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로 지위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노트7 발화 문제와는 달리 삼성이 시간을 지체할 명분이 없다. GOS를 완전히 강제 구동되게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게 삼성의 자체적인 결정이었고 이 의도를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도 삼성의 책임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사태에도 삼성 MX사업 관련 경영진이 직접 진화에 나서는 것이 최선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2'에 참석했던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들이 조만간 사태를 매듭짓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