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1주택자 올 인상분 적용시 보유세 2063만원…65만원만 추가 다주택자 부담 여전… "똘똘한 한채 집중 흐름 강해질 것"올해 상승분까지 누적될 내년 우려…"완충 장치 마련 시급"
  • ▲ 서울 아파트. ⓒ강민석 기자
    ▲ 서울 아파트. ⓒ강민석 기자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상승했지만 정부가 실수요자의 보유세 완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1가구1주택자의 세부담은 대부분 작년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다만 이번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은 1년만 시행되는 한시적 조치다. 이에 집값이 현재와 같은 상승 흐름을 유지한다면 내년 이후 보유세 부담이 갑자기 폭등할 우려가 나온다. 올해 적용되지 않은 공시가격 상승분이 누적돼 향후 보유세 산정에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세 폭탄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정부가 추진중인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재검토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격이 12억4800만원인 서울 강남의 '반포 자이' 84㎡의 올해 보유세는 1718만원이다. 지난해보다 65만9520만원 늘어나는데 그친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분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2063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감소한 것은 분명하다.

    송파구 재건축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110㎡의 올해 보유세도 1125만원으로 1년전보다 43만5456원 올라간다. 역시 올해 상승한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1370만원을 내야 한다.

    강북의 대장주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114㎡의 경우 공시가격 동결 효과로 원래 내야 할 보유세가 897만원이지만, 68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1만9956원 느는 데 그쳤다.

    '래미안 고덕 힐스테이트' 84㎡ 보유세는 299만원에서 328만원으로 28만3935원만 더 내면 된다. 원래 납부 금액은 419만원이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보유세 부담 완화 조치가 확정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이들 아파트 소유자가 내게 될 세금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올해도 다주택자에게 세 부담이 집중되면서 '똘똘한 한채' 집중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고가 주택을 한채 가진 경우 세 부담 완화 혜택을 받지만 중저가 주택 두채를 가진 경우 오른 가격대로 세증가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포자이(전용84㎡)와 광장현대(84㎡) 2가구를 보유한 2주택자라면 올해 보유세는 1억1668만원으로 작년 8814만원보다 32.4%나 오른다.

    여기에 잠심주공5단지(82㎡)까지 3가구를 보유했다면 올해 2억원이 넘는 보유세를 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고가 주택 한 채, 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서도 다주택자는 보유세 감면이 미미한 수준이라, 이번 보유세 부담액을 보고 양도세 한시 감면 기간을 활용, 집을 매각하거나 자녀 부담부증여로 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가구 1주택자는 구제 방안을 제시해 일부 유연성을 냈다"면서도 "다만 다주택은 제외됐고,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세 부담 완화안도 소외돼 주택임대사업자나 관련 법안은 이번 과세 완화책에 실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올해 상승분까지 누적 반영될 내년 상황이다.

    때문에 전반적인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율 완화와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 조절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재검토하지 않는 한 현재의 집값 수준이 유지되면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매년 상승하기 때문에 결국 보유세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이번 방안은 1년간 시행되는 시한부 대책이어서 내년 이후 보유세가 계단식으로 튀어 오를 수 있다"며 "향후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공정시장가액 비율의 점진적 상승 등 완충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