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결합신고 이후 3개월만지분 100% 약 5700억대 인수… 성숙제품 점유율 5% 미만TSMC·UMC 등 존재감 막강… "경쟁제한 요소 적다"인텔 낸드사업 이어 키파운드리까지 성공… 추가 M&A 가능성도
  • SK하이닉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키파운드리 인수를 승인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건에 대해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심사 결론을 내리고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마친지 3개월 만이다. 지난해 매그너스 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575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SK하이닉스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SK하이닉스가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지만 키파운드리를 인수해도 합계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공정 경쟁을 제한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두 회사의 중첩되는 사업 영역인 '성숙제품 파운드리' 에서 수평결합할 경우 점유율이 5% 남짓이고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점유율은 1%대로 더 적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는 둘다 8인치(200mm) 웨이퍼 팹을 운영하고 있다. 90나노미터 이상의 성숙제품 파운드리를 전 세계 팹리스 대상으로 제공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CMOS 이미지센서와 전력반도체(파워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주로 생산하고 키파운드리는 DDI와 혼합신호, 비휘발성 메모리(eNVM) 등을 주력으로 삼는다.

    더불어 이 같은 성숙제품 파운드리 시장에는 TSMC를 비롯한 시장 강자들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은 낮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파운드리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를 비롯해 3위 사업자 대만 UMC와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Global Foundry)가 해당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수직결합되는 측면을 살펴봐도 공정 경쟁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키파운드리가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12인치 웨이퍼 팹과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SK하이닉스 제품을 위탁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등 첨단·주류제품을 TSMC에 위탁해 생산하고 있으며 CMOS 이미지센서 등의 성숙제품만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위탁하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에도 이 같은 구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의 결합 승인으로 SK그룹은 지난해 말 인텔 인수에 이어 파운드리 분야에서 키파운드리를 품는데 성공하며 반도체 분야에서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근 SK가 추가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ARM'과 같은 설계기업 인수까지 고려한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SK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더 몸집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