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 저력 탄탄…넉달만에 정비사업 4조 수주해외프로젝트 매출 본격화…신규수주 기대감도 여전SMR 등 신사업진출 가시화…"팔방미인 매력 발산"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현대건설이 주택 시장의 저력과 해외 프로젝트의 본격화, 신사업 진출 가시화 등으로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올해 영업이익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건설은 매출 19조6062억원, 영업이익 9540억원의 실적을 기록, 지난해 전년대비 실적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추가 개선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18조원에 비해 8.52% 늘어나면서 2015년 19조2331억원 이후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7535억원에서 26.6% 증가해 2017년 9861억원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해외 잠재 리스크 선반영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택 분양 확대에 후행한 이익 성장 그리고 양호한 마진율이 예상되는 해외 대형 현장의 매출 기여 확대 영향이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이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별도 기준 지난해 2만6741가구 분양에 이어 올해 3만405가구의 분양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올해 주택 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수도권 분양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민간도급 및 자체사업이 73%인 점을 고려하면 계획 달성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년대비 34.9% 증가한 분양 성과를 바탕으로 주택 매출(별도) 역시 지난해 4조2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5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 당시 공약했던 대규모 주택 공급과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임기 5년 동안 전국에 250만호의 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재건축과 관련해서도 안전진단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른 1기 신도시 재정비법도 기대된다.

    신규 주택 수주전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내달 시공사 선정을 앞둔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사업과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사업 △강동선사 현대 리모델링 △대치2단지 리모델링 등이 가시권에 있다. 이들 사업지에서 예정대로 시공권을 확보하면 단숨에 정비사업 수주액이 4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불과 4개월 만에 '4조 클럽' 진입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양호한 주택 시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주택 수주액(별도)은 10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카타르 루사일플라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등의 대형 현장들의 공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유가 상승에 따른 산유국 발주 가속화로 수주가 다소 지연됐던 사우디 줄루프 육상 프로젝트, 카타르 석유화학 플랜트, 필리핀 남북철도 등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입찰이 연내 기대되는 만큼 전년대비 개선된 수주 실적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국내 SOC 예산 증가에 따른 발주 증가 및 그린뉴딜 정책, 저탄소 전환 가속화 등으로 토목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신규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 '디에이치 자이 개포' 시공 현장. ⓒ현대건설
    ▲ '디에이치 자이 개포' 시공 현장. ⓒ현대건설
    특히 현대건설은 풍부한 해외 공사 수행 경험과 기술 노하우, 우수한 해외 실적, 견고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SMR과 해상풍력 등 관련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원자력 사업 분야 선도 기업인 미국 홀텍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통해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참여,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했다.

    현재 상세설계 및 북미 인허가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홀텍의 SMR-160 모델의 경우 160㎿급 경수로형 SMR로, 후쿠시마 사태나 테러 등과 같은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했다.

    또한 작은 용지에 설치 가능해 대형 원전에 비해 용지 선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모듈화를 통해 SMR 배치 이후 필요시 기존 SMR과 연계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향후 세계 건설시장의 게임체인저로서 SMR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사업에도 진출한다. 홀텍과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사업의 PM 계약을 포함한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홀텍과 SMR 관련 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의 추가 성과다.

    이를 통해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국내 원전해체사업 수주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풍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한림해상풍력을 수주해 디벨로퍼, EPC, 운영을 통합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을 통한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과 원전, SMR, 풍력 등 전 영역에 걸친 팔방미인"이라며 "유가 회복과 정책적 주택 공급 증가, 원전 업황 회복 기대로 과거 호황기를 재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차입 규모를 줄이면서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현대건설의 차입금은 모두 1조7188억원으로, 직전 5년(2016~2020년) 평균 2조1025억원에 비해 18.2% 줄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의 수익성 회복에 힘입어 자본이 확충됐고, 그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자본총액은 2018년 8조2918억원에서 지난해 9조4292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5.0%에서 18.2%로, 부채비율은 117%에서 108%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자 비용도 2018년 911억원에서 지난해 580억원으로 36.3% 줄어들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국내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해외사업의 원가율도 안정화되면서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이 지속할 것"이라며 "신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 소요가 발생할 수 있으나,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고정자산의 가치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을 고려할 때 현금흐름 변동에 대응하면서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