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도의사회 ‘일사불란’ 움직임… 의사 장관에 힘 싣기
  •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 요청한 것과 관련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정해진 기간까지 송부하지 않으면 윤 당선인은 장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 전국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정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에 적임자라며 힘을 싣고 있다. 사회적 비판 여론은 물론 의료계 내부의 반대 의견도 존재하지만, 지역 의사회 자체가 움직이는 상황이라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다. 

    9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국회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20일 내에 청문을 마쳐야 하고, 이 기간 내 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는 경우 대통령은 다시 10일 안에 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후에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다.

    취임을 하루 앞둔 시점이지만 여야는 조율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혼란스런 상황 속 의료계가 정 후보자를 옹호하는 릴레이 성명을 내놓으면서 ‘의사 장관’ 만들기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윤석열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그 누구보다 솔선수범해 의료현장의 최일선에서 감염병을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보건의료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면서 “정 후보자는 다양한 경험과 이력들에 비춰봤을 때 감염병 뿐 아니라 보건의료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훌륭한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대전·충북·충남의사회, 제주의사회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정 후보자를 지지했다. 

    이들은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공중보건 위기상황이 대발하지 않도록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적임자”라며 “보건과 복지 두 영역이 각기 전문성을 충분히 살려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율해 나갈 역량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과 7일에도 대구·경북의사회와 광주·전남·전북·인천의사회 등이 정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시도의사회들은 “정 후보자의 경력은 보건의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특히 임상현장의 경험을 살려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 의사회 차원에서 옹호론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지만, 의료계 내부에선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잇단 성명을 내며 복지부 장관 만들기에 나섰지만 아빠찬스 의혹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며 “이 상태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반쪽짜리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