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스페인 중심으로 확진자 발생 가속도… 이미 국내 유입 가능성도잠복기 거친 확진자 발생시 신속 치료가 관건… 1339 신고체계 활성화 전 세계 22개국 417명 발생… 의심환자 포함시 505명
  •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게시됐다. ⓒ뉴시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게시됐다. ⓒ뉴시스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가 400명을 넘었다. 공식적으로 국내 유입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미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잠복기가 길어 입국시 대응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유일한 치료제인 ‘티폭스’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30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지난 6일 영국에서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지난 28일 기준 22개국 417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의심 환자까지 포함하면 505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영국과 스페인에서 각각 106명이 발생해 가장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스페인은 영국과 비교해 의심환자가 34명 확인된 상황으로 추가 발생 여지가 있다. 

    뒤를 이어 포르투갈 74명, 캐나다 26명, 독일 21명, 프랑스 16명, 미국·네덜란드·이탈리아 12명 등으로 조사됐다. 

    아직 국내 유입 건수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안정기 이후 전 세계 하늘길이 열렸고 국내에도 이미 확진자가 수면 아래에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군다나 잠복기가 최장 3주까지 걸리기 때문에 입국시 발열 체크 등 건강상태질문서로는 대응이 어렵다. 

    결국 백신과 치료제의 적절한 확보가 관건인데, 현 상황에서는 치료제를 조기 도입해 추가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날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원숭이두창 환자에게 직접 투여돼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가 테크놀로지의 ‘티폭스(성분명 테코비리마트)’는 두창 치료와 관련 미국 FDA, 유럽 EMA, 캐나다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다. 또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유럽 EM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이다. 

    이 밖에 에이즈 환자의 거대 세포 바이러스 망막염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시도포비어(cidofovir), 두창 치료 목적으로 미 FDA 승인을 받은 브린시도포비어(brincidofovir) 역시 치료제로 꼽히고는 있지만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신 위원장은 “티폭스는 아주 고가의 약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대량 비축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두창 및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에 대비해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와 현격히 다른 점은 낮은 전파력으로 백신을 통한 예방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먼저 확진자를 신속히 치료해 가족 등 전파를 억제하는 것이 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입국시 방역과 관련 실질적으로 확진자를 걸러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없고 검사체계도 굉장히 제한된 상황임을 감안해 입국자들이 의심증상 발현시 즉각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신고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역학적 연관성과 증상이 중요하다”며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다녀온 후 3주 이내에 발열, 근육통, 림프절 종대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엔 집중적인 관리체계가 발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