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부족 장기화 수익성 제약'저가수주·수율저조' 여파 영업적자 지속… 신성장동력 무색"아이폰 출하량 고점… 전장 등 포트폴리오 강화 시급"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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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이 전장사업 반등을 위해 수주 건전성 제고 등의 노력을 쏟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지속으로 완성차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도 심화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방 완성차 시장 생산차질로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부족 장기화, 항만 적체에 따른 물류비용 부담확대 등이 OEM 업체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LG이노텍 전장사업의 수익성 확보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 큰 폭의 이익창출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은 354만24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반도체 수급 불안이 상반기 내내 지속되며 완성차 업계의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뮌헨에서 열린 자동차 유럽 컨퍼런스에서 "반도체 수급난은 현재진행형이며 올해와 내년까지 업계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도 세계 자동차 업계가 2024년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LG이노텍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전장사업은 일반적인 전자부품 대비 수명주기가 길고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은 수준으로 요구함에 따라 기술 투자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가운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저가 수주, 해외 생산법인의 저조한 수율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지만, 올 들어 다시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완성차 시장 부진에 이어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이 이어지며 매출도 역성장했다. 다만 매출의 경우 지난해 말 차량CM사업담당을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전장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LG이노텍의 '애플 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올 1분기 기준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3조884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매출의 78.2%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중 애플이 70% 이상에 달한다.

    최근 아이폰 시리즈의 호황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LG이노텍의 외형도 급성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의 편향된 사업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이주호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일부 사업부문의 성장성이 둔화되며 광학솔루션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 카메라모듈 매출이 특정 거래선에 집중돼 해당 수요처의 사업성과 및 거래처 다변화 전략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며 "향후 광학솔루션 부문의 거래선 다변화 수준 제고 여부, 기판소재 부문의 고부가 제품 매출 비중 추이는 신용도 관점에서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의 출하량이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LG이노텍의 고객사 내 점유율이 추가적으로 더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이를 보완할 전장 등으로의 적용처 확대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