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현대차 남양연구소 회동 일정 취소2019년 12월, 올해 3월 두 차례 만남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 통해 아세안 공략 시동
  • ▲ 올해 3월 현지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 올해 3월 현지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거점으로 삼으면서 아세안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 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일정이 갑자기 변경되면서 남양연구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회동은 취소됐다. 

    당초 조코위 대통령은 1박2일 빠듯한 일정에서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차를 지목해 남양연구소 방문을 추진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자 이에 화답하겠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 한국 기업인들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회장과 조코위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201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정 회장과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 지난 2019년 11월 울산공장에서 회동한 조코위 대통령,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 지난 2019년 11월 울산공장에서 회동한 조코위 대통령,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조코위 대통령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 인도네시아 국민은 일본차 중심에서 현대차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혜택을 갖게 된다”며 “현대차의 투자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정 회장은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화답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15억5000만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시(市) 델타마스(Delta Mas) 공단 내에 현지 공장을 건립했다. 올해 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준공식에 참석해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 및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생산되는 전기차인 ‘아이오닉5’ 양산을 축하한다”고 발언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기로 아세안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며, 아세안 지역으로 확장하면 인구 6억명이 넘는 큰 시장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3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27일 입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27일 입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국가별로 최대 80%에 달할 정도로 관세장벽이 높다. 그러나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2018년부터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협정 참가국 간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11억 달러(약 1조4300억원)를 투자했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이며,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등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일본 업체들이 70% 이상 점유한 아세안 완성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아이오닉5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세안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