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 없던 57세 여성, 1차 접종 이후 자가면역 간질환 발생고용량 UDCA 처방 등 통해 2주만에 정상 간수치 회복 서울성모 성필수·인천성모 이순규 교수팀, 간장학 저널에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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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간 관련 기저질환과 의약품 복용 이력이 없는 중년 여성이 ‘간 복합 증후군’이 발생한 사례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보고됐다. 기존 이상반응은 심장질환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간까지 범위가 넓혀진 것으로 추후 대처방안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일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제1저자,교신저자) 교수팀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 한 환자의 간 조직검사 결과 자가면역간질환을 일으키는 T세포가 발현됐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간장(肝腸)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인용지수 30.1)에 보고됐다. 
     
    해당 환자는 기저질환이나 술, 간 질환 약을 복용한 이력이 없는 57세 여성으로 1회차 코로나 백신접종 2주 후 피곤함과 전반적으로 기력이 약해져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평소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수치가 정상이었지만, 이번 내원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 간 질환을 진단하는 간 수치들의 상승소견이 확인됐다. 
  • ▲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서울성모병원
    ▲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원인감별을 위해 시행한 검사에서 A, B, C, E 간염과 거대세포 바이러스(cytomegalovirus), 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1, 2형 등의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결과들은 음성이었고, 간 초음파에서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반면 자가항체 검사에서 항핵항체 양성, 항미토콘드리아 항체 양성을 보여 간중복증후군을 포함하는 자가면역 간질환의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진단을 위해 진행한 간 조직 생검 결과 면역세포인 T세포가 간문맥에 집중되며 침윤을 일으키고 간 조직을 괴사 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형질세포의 침윤, 조각괴사와 간문맥의 염증과 괴사가 문맥 주변까지 확장된 계면간염 및 비화농성 담관염소견을 보였다. 자가면역간질환의 세부질환인 자가면역성간염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이 동시에 진행되는 간 중복증후군임을 확인한 것이다. 

    의료진은 이러한 소견을 종합해 간 중복증후군의 진단기준에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고용량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을 포함하는 적절한 치료를 진행했고 2주만에 정상 간수치로 회복됐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논문은 백신 접종 이후 간 중복증후군에 대한 최초 보고”라며 “면역반응과 간질환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접종 후 면역반응에 의한 간 손상, 간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환자진료시에 자세한 문진과 검사를 통해 이를 감별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가면역 간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본인의 간세포 또한 유해한 것으로 판단해 스스로 염증을 만드는 것이다. 

    병변 부위에 따라 간세포가 손상되는 자가면역감염과 담도 및 담도세포가 손상되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등이 있다. 2가지 이상 질환이 발병하는 중복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