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 이어지며 상반기 '전세금 사고' 역대 최다경북 포항 등 전세가율 80% 상회 지역, 21곳… 전국서 '경고음'장기임차-분양전환-무주택 유지 등 이점… '민간임대' 경쟁률 高高
  • ▲ 경기 성남시 '위례 포레스트 사랑으로 부영'. ⓒ부영
    ▲ 경기 성남시 '위례 포레스트 사랑으로 부영'. ⓒ부영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깡통전세', '전세 사기' 등으로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중된 주거불안에 가격 부담이 비교적 낮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민간임대 아파트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 계약이 만료된 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고 액수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421건, 사고금액 872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다건수와 최대금액을 기록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아 HUG가 대위변제한 전세금은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선 '깡통전세 위험지역'이 전국 21개 지역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북 포항시, 전남 광양시 등은 정부의 사전관리 기준인 90%에 육박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7월 기준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시·군·구 지역은 모두 21곳이다. 울산 동구(80%)와 경남 김해시(80%)가 신규 편입되면서 지난달보다 2곳이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신호로 본다. 이런 주택은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전세금을 전액 돌려받기가 힘들어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포항 북구(85.9%)고 이어 △광양시 85.7% △충북 청주시 서원구 84.2% △경기 여주시 84.1% 순으로 높았다. 수도권에서는 여주시와 경기 이천시(82.9%), 5대 광역시 중에서는 대구 북구(80.3%)와 울산 동구 등에서 위험 신고가 감지됐다.

    아직 정부가 사전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힌 전세가율 90% 초과 지역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주거 민생안정방안에서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거나 경락률이 전세가율보다 낮은 지역을 주의지역으로 보고 위험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등에 주의지역으로 통보하는 등 특별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깡통전세' 문제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민간임대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공급된 민간임대아파트 단지는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가 하면 웃돈을 얹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임대주택은 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공급되는 주택을 말한다. 크게 공공이 주도하는 임대주택과 민간이 주도하는 임대주택으로 나뉜다.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 행복주택 등은 공공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임대주택으로, 국가 또는 지자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이 공급 주체가 된다. 주거복지서비스인 만큼 임대료가 시세보다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청 자격은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성년자인 무주택가구 구성원으로서 소득 및 자산 보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무주택가구 구성원은 주소를 같이 하는 모든 가구원이 무주택자임을 뜻한다.

    다만 공공이 주도하는 임대주택은 소득 수준에 대한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월평균 소득 기준의 70% 이하(가구원 수별 상이)여야 신청할 수 있는 등 소득 기준이 까다롭다.

    특히 전용 50㎡ 미만의 경우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인 가구에 우선 공급되다 보니 소득이 평균인 수요자들에게는 높은 벽일 수밖에 없다.

    민간임대아파트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 없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대부분 입주 후 8~10년 임차 기간이 보장된다.

    임대계약 기간 만료시 거주자에게 분양전환 우선권도 주어진다. 분양전환이 싫으면 포기하면 되는 만큼 수요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장점이 있다. 입주민과 건설사 합의에 따라 조기 분양도 가능하다.

    또 다른 장점은 취득세, 보유세 부담이 없고, 거주기간 동안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청약을 노려볼 수도 있다. 또 임대보증금에 대한 보증을 받을 수 있고 개인이 아닌 건설사가 운영하는 만큼 퇴거시 안전한 임대보증금 반환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민간임대아파트가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품질 개선에 노력해온 결과 현재는 일반분양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최신 평면과 특화설계, 커뮤니티시설, 내부 마감재 등이 적용되면서 가구와 단지 수준이 업그레이드됐다.

    이러한 장점에 올해 공급된 민간임대 아파트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3월 경기 의왕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349가구 모집에 8만892건이 접수돼 평균 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월 경기 의정부시에서 선보인 '리듬시티 우미린'은 767가구 모집에 4만1000여건이 접수돼 평균 5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1월 광양시에 분양된 '더샵 프리모 성황'은 평균 1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6월 충북 진천군에 공급된 '진천 힐데스하임 레이크뷰'는 평균 9.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전·월세 세입자는 2년 또는 4년마다 주거 이동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 10년간 주변 시세보다 합리적인 임대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공급되는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입지나 상품이 우수한 만큼 신규 공급 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최대 민간임대주택사업자인 부영그룹은 지금까지 전국에 공급한 약 30만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23만가구를 임대아파트로 공급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며 전세와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2018년에는 전국 51개 부영아파트의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하면서 주거안정에 이바지한 바 있다.

    실제 KB국민은행 시세(8월2일 기준)를 보면 경기 남양주시 '월산 사랑으로 부영 2차' 전용 34㎡의 경우 전셋값이 1억9000만원으로, 인접한 '화도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전용 34㎡ 3억1000만원에 비해 38.7% 저렴하다.

    경기 성남시 '위례 포레스트 사랑으로 부영' 전용 49㎡는 6억9405만원으로, 인접한 '힐스테이트 위례' 전용 43㎡ 9억5000만원에 비해 전셋값이 26.9% 낮다. 3.3㎡ 기준으로는 '사랑으로'가 1416만원, '힐스테이트'는 2209만원으로 35.8% 저렴하다.

    게다가 부영 임대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거주기간도 평균 5.2년으로, 전국 전·월세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인 3.2년보다 긴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건설사의 임대아파트가 안정적인 주거 생활과 향후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부영 측은 "불확실한 시장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로 민간임대아파트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거 불안정이 대두되는 때에 민간임대아파트를 찾는다는 것은 민간임대아파트가 주거 안정성에 일정 부분 이바지하고 있는 바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