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폴란드에 K2 전차 '첫 수출' 달성한화디펜스 K9 자주포, 나토 회원국 4개국에 수출"한국산 무기의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 기대"
  • ▲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좌측부터)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로템
    ▲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좌측부터)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로템
    방산업계의 잇따른 대규모 해외 사업 수주로 누적 수출액 7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서 누적된 방산수출액은 2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출 실적인 90억달러(9조5000억원)를 크게 넘어선다.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수주에 도전하는 사업들이 대거 포진해 기대가 크다.

    29일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모롱크시에 있는 기계화부대(20기계화여단)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의 폴란드 수출을 위한 1차 본계약(이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국내 방산업체들이 지난달 말 폴란드와 약 20조원의 전차·자주포·경공격기 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뒤 나온 첫 후속 조치다.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의 주력 전차인 K2 전차의 첫 해외 진출 성공이란 타이틀을 획득했다. 4조4992억원 규모의 이번 계약은 K2 전차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의 실행계약으로 긴급소요가 발생한 1차 인도분 180대에 대한 세부조건을 담았다.

    이번 K2 전차 수출은 국내 전차의 기술력과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에서 전차 완성품을 수출하는 첫 사례다. K2 전차의 첫 해외진출은 향후 다른 국가로의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K2 전차의 폴란드 진출은 한국 정부의 방산 세일즈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며 "K2 전차 수출로 한국이 세계적인 방산수출국가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열린 K9자주포 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우)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열린 K9자주포 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우)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기록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155미리 탄약류 등을 공급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1차 계약을 맺었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K9은 전 세계 9개 국가가 사용하는 가장 기술력이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이며, 특히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K9 유저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폭넓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향후 NATO가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서의 입지와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2와 K9은 올해 말 인도 예정이며, KAI의 FA-50 경공격기는 내달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와의 계약으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올해 누적 수출액은 25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본계약이 한국산 무기의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디펜스는 이미 나토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나토 동맹의 핵심인 영국과 미국의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먼저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국 기동화력체계(MFP: Mobile Fires Platform) 사업에 탄약장전이 완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되는 최신 K9A2 자주포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미국 사거리연장 자주포 사업(ERCA: 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에도 K9A2의 핵심기술을 제안하는 등 세계 최대 방산시장 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외에도 수출 수주 기대감이 높다. 호주는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의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인데 한화디펜스(레드백 장갑차)가 독일 라인메탈사(링스 장갑차)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입찰 규모만도 5조~7조 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6조~7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천궁Ⅱ, 호위함, 비호복합 등), 4조~5조원 규모의 이집트(K2, FA-50 등), 1조원 규모의 말레이시아(FA-50), 노르웨이(K2) 등이 대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은 글로벌 8위를 기록했지만 잇따른 수출 계약으로 세계 5위권 진입이 목전에 뒀다"며 "금년도 방산수출 정부목표 150억달러 달성 역시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수출 증가세와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 중·후발국들의 한국에 대한 무기구매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