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고공행진 속 영업이익률 3.5% 선방수주잔고 2.4조원 기반 하반기 성과도 기대
  • ▲ LS전선 구리케이블. ⓒ연합뉴스
    ▲ LS전선 구리케이블. ⓒ연합뉴스
    LS전선이 주요 원재료인 구리 가격상승 부담에도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 구리 가격과 제품 판매가격을 연동하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0일 LS전선의 상반기 매출은 3조59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6%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246억원으로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3조2752억원으로 24.4% 늘며 원가 부담이 급증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불과 0.5%p 낮아진 3.5%를 기록하며 수익성을 지켜냈다.

    올 상반기에는 전선 생산원가의 65% 가량을 차지하는 구릿와 함께 주요 원자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원가 부담이 급증한 바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 증가, 유럽 전력난에 따른 비철금속 생산차질 등이 맞물리며 3월 한때는 구리와 알루미늄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의 비철금속 가격이 급증하며 LS전선의 원자재 매입가격도 크게 뛰었다. 전기동 수입가격은 2020년 톤당 736만원에서 지난해 1080만원, 올 상반기 1194만원으로, 알루미늄 매입가격은 2020년 톤당 213만원에서 2021년 310만원, 올 상반기 389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은 제품가격에 이를 적용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적기 반영하기 어렵고, 그 사이 시차 발생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해 이익폭이 축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LS전선은 납품계약 시 구릿값 변동에 따라 판가를 조정하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 원가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전선업 특성상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조항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LS전선의 제품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출가격 기준 전선업의 핵심 중간재인 나동선은 2020년 톤당 751만원에서 2021년 1132만원, 올 상반기 1267만원으로, 전력선은 2020년 톤당 1781만원, 2021년 2201만원, 올 상반기 2913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2020년 km당 23만원 수준이던 통신선도 올 상반기엔 41만원 수준에 수출됐다.

    3월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달까지 하락했던 구리 가격은 최근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26일 기준 전기동(구리) 가격은 톤당 8315달러로 전일 대비 1.96%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7월 15일 7000달러로 연저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18.8% 급증했다.

    LS전선이 하반기에도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LS전선의 현재 수주잔고는 국내외 종속기업을 포함해 2조869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년 전 2조5500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확대된 수치로, 안정적 일감을 유지하고 있다.

    LS전선이 해상풍력용 케이블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며 수주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LS전선은 올 초 북미에서 약 35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수주에 성공했으며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와 약 134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